헌재 "대학 교수노조, 정치활동 허용해야"…교원노조법 '위헌' 판단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학 교수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원천 금지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3일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사립대학교수노동조합(사교조), 중앙대 교수노동조합이 '정치활동 금지' 조항인 현행 교원노조법 3조를 상대로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를 재판관 9명 중 7명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교원노조법 3조를 고등교육법에 따른 교원, 즉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노조에 있어서 '어떠한 정치활동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 부분은 즉시 효력을 잃었다.
앞서 2018년 8월 대학교수들의 노조 설립을 불허한 기존 교원노조법에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후, 2020년 6월 법이 개정되면서 대학교수 노조 설립이 허용됐다.
과거 교원노조법은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라 정치활동이 금지된 초·중·고 교사들로 구성된 노조를 상정하고 마련된 것으로, '정치활동 금지' 조항이 마련돼 있었다.
문제는 대학교수들의 노조 설립을 허용할 때 정치활동 금지 조항을 손질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대학 교수 개인은 정당 가입이나 지지, 선거운동이 폭넓게 허용되며 본인이 정치인으로 출마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들로 구성된 노조는 정치활동이 금지되는 모순이 초래됐다.
이에 민주노총 소속인 전국교수노조와 진보 성향 교수노조인 사교조, 중앙대 교수노조는 2020년 8월과 9월 각각 이번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약 6년 만에 이들의 주장을 헌재가 받아들인 것이다.
김상환 헌재소장 등 7명은 법정 의견에서 "대학 교원단체, 강사단체 및 강사 노동조합, 일반 노동조합과 비교해 대학 교원노조만을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취급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비교군이 되는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단체(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등)나 대학 강사단체, 강사 노동조합에 정치활동이 허용된 점을 고려했다.
교단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도록 학생들을 선동하거나 선전 교육을 하는 행위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헌법에 저촉되는 것이지만, 그 밖의 정치활동은 대학교수 노조에도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정 의견은 "대학교원은 성인인 대학생을 교육하고 학문 연구를 본질적 직무로 하며, 법체계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초·중등학교 교원과 달리 정당 가입과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복형·조한창 재판관 2명은 대학 교수노조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이들은 "대학 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이 일부 제한되어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학생들의 교육을 받을 권리의 보장이라는 공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등 초·중등 교사들로 구성된 교원노조의 정치활동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다.
헌재는 2014년 8월 이런 취지의 교원노조법 3조를 상대로 제기된 헌법소원에 대해 합헌 결정한 바 있다.
2014년 3월 초·중등 교원에 대해서는 정당 가입을 금지하고 대학교수에게만 허용하는 정당법 조항에 대해서도 '합리적 차별'이라며 합헌 결정한 적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
같은 사건, 다른 제목
보도 없음
+1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