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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드연체 15년만에 최고…그런데 대형은행은 왜 웃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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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전체 신용카드 잔액 가운데 90일 이상 연체된 비중이 15년 만에 최고 수준인 13%로 올라섰지만, JP모건체이스 등 대형은행의 장기 연체율은 오히려 1년 전보다 낮아졌다. 대형은행들이 신용점수가 높은 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카드 사업을 운영한 결과, 일부 소비자의 카드 연체 악화가 이들 은행의 실적에는 거의 드러나지 않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뉴욕 연은)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미국 신용카드 잔액의 약 13%가 90일 이상 연체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15년 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집계 시점은 다르지만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가 14일 공개한 2분기 실적에서 신용카드 대금의 90일 이상 연체율은 모두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물렀다. 세 은행의 연체율은 1년 전보다도 낮아졌다.

두 지표가 엇갈린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고객 구성이다. 대형은행들이 신용점수가 높은 우량·최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신용도가 낮은 고객의 연체 증가가 이들 은행의 실적에는 제한적으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씨티그룹의 전체 카드 대출 잔액 가운데 약 86%는 FICO 신용점수가 660점 이상인 고객에게 빌려준 금액이었다. 곤살로 루체티 씨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고객 분포를 공개했다. FICO는 미국 금융회사들이 대출과 카드 발급 심사에 널리 활용하는 신용평가 점수다.

무디스 금융기관 담당 마이크 타이아노 선임 애널리스트는 대형은행들이 지난 몇 년간 대출 심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은행은 높은 수수료가 붙는 프리미엄 카드를 내놓고 신용점수가 높은 고객에게 카드 상품을 집중적으로 권유했다.

에릭 챈 모닝스타 DBRS 부사장은 “은행 소비자 금융 부문의 신용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잔액은 2분기에도 증가했다. 그러나 회수가 어렵다고 보고 손실 처리한 금액에서 추후 회수액을 뺀 순상각액은 BoA와 웰스파고의 소비자 대출에서 모두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웰스파고의 소비자 대출 순상각액은 지난해 2분기 7억5000만 달러(약 1조1170억원)에서 올해 2분기 7억2000만 달러(약 1조720억원)로 줄었다.

마이크 산토마시모 웰스파고 CFO는 “전반적으로 소비자 신용 지표가 매우 양호하다”며 배경으로 견조한 고용 상황을 꼽았다. 은행 경영진은 2분기 세금 환급금도 소비자의 카드 대금 상환 여력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대형은행 경영진은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진단에도 선을 그었다. 미국에서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재정 상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른바 ‘K자형 경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제러미 바넘 JP모건 CFO는 연체율이 낮아진 배경으로 노동시장 개선을 꼽았다. 소득 구간 전반에서 소비지출도 견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지표를 살펴봐도 K자형 경제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그리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WSJ은 신용점수가 낮은 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다른 카드 발급사들의 연체율은 최근 몇 분기 상승했다고 짚었다. 이는 대형은행의 실적만으로 미국 소비자 전반의 재정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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