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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음악, 친숙한 캐릭터…'세련된 언더독' 리센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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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RESCENE)는 2024년 2월 29일 '요요'(YoYo)라는 곡을 선공개하고 그해 3월 26일 싱글 '리:씬'(Re:Scene)으로 정식 데뷔한 5인조 걸그룹이다. 장면(Scene)과 향(Scent)이라는 단어를 합쳐, '향을 통해 다시 장면을 떠올린다'라는 콘셉트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데뷔 싱글의 '플로럴 향'을 시작으로 바다 향, 깨끗한 비누 향, 비 온 뒤 머무는 풀 향, 다섯 가지 베리 향, 인센스 향이 담긴 음악을 발표했다. 최근작인 '프리티 걸'(Pretty Girl, 원곡 카라)의 향은 자몽 향이었다. '고급스러운 비주얼과 세련된 음악적 정체성으로 가요계에 잊히지 않는 향기를 남긴다'라는 게 소속사 더뮤즈 엔터테인먼트의 설명이다.

리더 원이가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개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이하 '안원잘부')에 공개한 영상이 크게 사랑받았고, 이에 힘입어 리센느라는 팀뿐 아니라 이들이 기존에 발표한 곡까지 재조명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미니 1집 타이틀곡 '러브 어택'(LOVE ATTACK)은 발매 680일 만에 멜론 차트 '톱100' 1위를 차지해 새로운 역주행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16일 기준 멜론 일간 차트에서 '러브 어택'은 1위, 신곡 '프리티 걸'은 6위, '데자부'(Deja Vu)와 '런어웨이'(Runaway)는 각각 23위와 50위를 기록 중이다.

랜디 서 음악평론가는 "'향기'라는 콘셉트부터, 음악적인 일관성이 탄탄하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 중 우아하고 부드러운 여성 캐릭터를 보면서 '백화점 1층 향기 날 것 같은 언니'라는 말이 있지 않나. 팀 콘셉트가 이미 형용사로 팀을 지칭하고 있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미 함의가 있는 명사를 던져 그걸로 알아서 각자가 가진 이미지에 간접적으로 접근하게 하는 것이 세련미를 더한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향기는 본래 음악이나 영상에는 없는 감각"이라고 짚은 랜디 서 평론가는 "팀 콘셉트 차원에서 계속해서 향기를 호출하면서 자연히 공감각적인 심상을 자극하고 있는데 좋은 아이디어"라고 바라봤다.

이어 "K팝 산업이 고도화하면서 더 자본밀집형 예술이 되고, 좋은 아이디어는 대형 회사가 독식한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렇게 반짝이는 기획과 실행을 해내는 회사와 팀이 있음을 확인한 것도, 많은 사람에게 특별한 즐거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언더독의 위치지만 품위와 세련미가 있는 팀이라 독특하게 느껴진다"라고 부연했다.

미묘 음악평론가는 "멤버들의 보컬 팔레트가 어느 정도 균질한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는데, 비교적 하늘하늘하고 지나치게 자신을 들이밀지 않는 컬러다. 그건 '밋밋함'과는 분명 다른 것으로, '런어웨이'처럼 보컬의 중음역이나 다이내믹을 충분히 들려줄 수 있는 트랙을 들어보면 섬세한 캐릭터와 표현력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목소리에 어울리는 우아하고 때론 심지어 관조적인 태도의 노래들로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게 지금까지의 문제였다면, 일단 지명도가 확보된 지금은 그 강점을 더 잘 살려낼 기회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한성현 음악평론가 역시 "흥행몰이는 다른 외부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음악이 받쳐줘야 탄력을 유지할 수 있는데, 프로듀싱 팀의 탄탄한 기획력을 보면 이미 베이스는 잘 잡혀 있다"라고 밝혔다.

리센느의 체급을 급속히 키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 바로 '유튜브'였기에 이와 관련한 언급도 많았다. 박희아 음악평론가는 "유튜브 예능을 통해 갑작스럽게 큰 사랑을 받게 되었고, 그 덕분에 음악까지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다는 서사는 이전까지 K팝 신에 없던 새로운 성공 서사"라고 운을 뗐다.

박 평론가는 "유튜브로 시작된 유행이 SNS를 통해 더 넓게 번지면서 '거제 야호!'를 넘어 리센느라는 팀 자체가 요즘의 밈으로 자리 잡았다고도 설명할 수 있다. 이런 새로운 성공 서사가 K팝 팬들을 넘어서 대중에게 어떤 방향으로 소구할지 궁금해지게 만든다는 점은 리센느가 지금의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키워드라는 점을 상기한다"라고 말했다.

'거제 소녀'(원이) '갸루'(미나미) '신라 공주'(제나) '연습생'이자 '리트와 메트'(모두 리브·메이를 묶어 표현하는 말) 등 멤버별로 개성 있는 캐릭터를 갖고 있고, 대중에게도 이를 어느 정도 인식시켰다는 것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한 평론가는 "입문은 음악이나 퍼포먼스로 하더라도 아이돌 팬덤의 결속력을 유지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카메라에 비치는 멤버 간의 유대감이다.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멤버들을 이미 한 명씩 조명한 것은 물론, 조합별 케미스트리를 잘 갖춘 덕분에 팬덤 형성에도 유리한 판을 잘 깔아놨다"라고 진단했다.

예미 음악평론가는 "리센느를 보면 은은한 기조의 음악과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것을 중시하는 퍼포먼스, 팬과의 거리를 좁히는 재미있는 캐릭터성이 합쳐져 일관되게 편안함을 선사하는 그룹이라는 것이 돋보인다. 특유의 친근함으로 현재 아이돌 시장에 빈 '성장형 아이돌' 포지션을 채우면서 더 큰 주목을 끌어냈다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예미 음악평론가는 "아이돌에게 성장 서사가 갖는 폭발력은 잘 알려졌지만, 그 서사에 다수의 청자가 이입할 수 있을 만큼 캐릭터와 관계성이 널리 알려진 중소 기획사의 아이돌은 근 몇 년간 찾기 어려웠다. 유튜브 콘텐츠의 흥행을 시작으로, 리센느는 이 '성장형 아이돌' 포지션에 자리 잡게 됐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이돌의 '성장'을 지켜볼 준비가 된 이들이 (리센느의) 팬덤을 형성하는 흐름이다. 신생 중소 기획사로는 드물게 준수한 퀄리티의 발매 곡과 콘텐츠를, 주목받기 전부터 오랫동안 꾸려왔다는 점이 '유입 팬들'에게 팀을 안심하고 장기적으로 응원할 수 있게 했으리라 본다"라고 덧붙였다.

가요 관계자 A씨는 "리센느를 보면 억지로 만들어낸 모습이 아니라, 멤버들이 그 순간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리센느만의 진정성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생각보다 대중은 만들어진 이미지와 진짜 감정을 빠르게 구분하는데, 리센느의 솔직하고 편안한 모습이 자연스럽게 전달됐고, 그것이 긍정적인 입소문으로 이어졌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자신을 위해, 팀을 위해, 그리고 소속사를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멤버들의 간절함도 있었을 거다. 소속사도 한 팀의 성공을 위해 진심을 다해 움직였고, 멤버와 회사가 같은 방향을 바라본 것이 좋은 시너지를 만든 것 같다. 좋은 음악과 진정성 있는 모습, 이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플랫폼 전략이 맞아떨어졌을 때 비로소 팀의 성장이 시작된다는 것을 리센느가 보여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 B씨는 "강렬한 분위기보다는 친숙한 이미지와 노래가 강점인 것 같다. 소녀시대(Girls' Generation) 또는 여자친구(GFRIEND)가 연상된다. 여동생 같고 편안하며, 가식 없이 솔직한 MZ 느낌"을 리센느의 특징으로 꼽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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