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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검찰논리", 친청 "사사오입"…출마자격으로 또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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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당대표 선출 방식인 선호투표제 논란이 일단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친명(친이재명)계 후보의 '출마 자격'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당 지도부가 이들 후보에게 출마 자격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면서 사태는 수습됐지만, 친청(정청래)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진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 불거진 '자격' 논란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대표 및 최고위원 예비 후보자 등록 첫날이었던 지난 16일 오후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도부에 긴급히 연락을 취했다. 당대표로 출마한 송영길 의원과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피선거권을 갖추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민주당 당규 제5조는 특정 자격을 갖춘 권리당원에게만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출마 시점으로부터 6개월 전까지 입당해야 하며, 1년 내 6회 이상 당비를 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송 의원은 이른바 '돈 봉투' 의혹으로 지난 2023년 탈당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아 지난 2월 복당했고, 후보자 등록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김 전 부원장은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지난 2022년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계좌가 동결됐고,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면서 당비를 낼 수 없었다.

다만 당규에는 자격을 갖추지 못해도 당무위원회 의결이 있으면 피선거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이에 당 지도부는 늦은 시각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에 대해 예외를 인정해 당무위로 안건을 회부할 것인지를 두고 격론을 벌였지만,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면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친명 "피치 못할 사정" 친청 "지나치고 과도한 특혜"
친명계 인사들은 두 후보의 자격 미달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정의하며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송 의원은 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위해 헌신해 왔고, 김 전 부원장은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워온 동지"라며 "그동안의 헌신을 생각한다면 더 큰 포용으로 갈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두 사람은 검찰의 조작 기소에 맞서 싸운 사람들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그들에게 예외 규정을 적용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친청계 측에선 후보 등록 신청 전 자격 요건을 미리 검토하지 않은 후보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토익 점수 900점이 채용 요건이지만, 600점의 지원자를 합격시켜주는 예시를 들었다. 그는 "토익 600점인 A가 고생한 사람이니 합격시켜주자고 한다. 예외를 인정해주면 채용 비리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결국 제헌절 휴일인 전날(17일)까지 논의가 이어졌고 충돌 상황이 지속했다.

친명계 대표격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X(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두 분의 사정은 당원들이 충분히 인정할 만한 예외 사유가 된다"며 "예외 인정 절차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가혹한 비동지적 처사"라고 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우리는 내란의 밤을 함께 이겨낸 동지이자 전우다. 함께 가자"라고 했지만, 문정복 최고위원은 "나는 정 전 대표의 대리인이 아니다. 당이 사안마다 예외를 적용하면 당의 가치가 뭐가 되겠나. 지나치고 과도한 특혜"라고 했다.

최고위가 다시 논의하기 전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이 지도부를 찾아 자격 미달에 관해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예외 인정을 반대하는 친청계를 향해 "검찰의 논리로 동지를 심사하려 한다"며 날을 세웠다.

이들은 "민주당이 검찰 탄압의 상처를 자격 미달이라 부른다면 민주당은 민주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보완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겨두면 난리가 날 것처럼 떠드는 분들이 검찰의 상징적 피해자인 송영길과 김용의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자기 모순이다"고 주장했다.

송영길·김용 '출마 허용'으로 매듭…불씨는 여전
결국 지도부는 이 사안을 매듭짓기 위해 당무위로의 안건 회부 여부를 표결에 부쳤고, 반발한 문 최고위원이 불참한 상태에서 3대 2로 당무위 회부가 결정됐다. 이후 당무위도 결론을 유지하면서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자격을 얻게 됐다.

다만 친청계의 반발이 그치지 않으면서 선호투표제에 이어 이번 논란 역시 어설픈 봉합으로 끝난 모습이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번 표결을 이승만 정권 시절 헌법개정안을 위법하게 통과시킨 '사사오입 개헌' 사건에 비유했다. 그는 "위인설법(爲人設法)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선호투표제 채택을 위해 당규를 개정한 게 불과 며칠 전"이라며 "오늘이 오욕의 역사가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당무위에는 예외 인정을 '반대'하는 서면 의견서가 제출됐는데, 친청계인 조승래 전 사무총장은 자신이 송 의원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2022년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같은 사유로 당대표에 출마하지 못한 사례를 들었다.

조 전 사무총장은 "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건가"라며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니 우리 당이 공정한 정당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여권 관계자는 "자격 요건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실무진의 실수로 볼 수 있는데, (상대 계파에서) 이슈를 키우는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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