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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자정 순국 지사 세 분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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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자정 순국 지사 세 분 유적

'자신을 도모하다'라는 뜻의 자정(自靖)은 스스로 목숨을 거두는 일을 가리킨다. 즉 자살 또는 자결과 그 의미가 비슷하다. 다만 자정은 단순한 개인적 죽음에는 쓰이지 않고 '자정 순국' 등 매우 한정된 경우에만 사용된다.

서정환의 논문 '유교 담론의 자장과 순국의 관계성- 한말·일제 강점기의 자정 순국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1895년 12월 30일 단발령부터 1945년 8월 15일 독립까지 자정 순국 지사는 약 120명으로 추정된다. 1910년 경술국치 때가 46명으로 가장 많고(전체의 38%), 1905년 을사늑약 때가 24명으로 두 번째 많다(20%).

대구에는 세 분의 자정 순국 지사와 그 유적지가 있다. 군위군 우보면 나호리 942-1 '박무조 의사 표충비', 군위군 효령면 중구2리 425 '이현섭 지사 생가터', 북구 노곡동 산78-1 '조현욱 지사 순국 기념비'가 그들이다. 박무조, 조현욱 두 분의 기념비는 현창 시설이고, 이현섭 지사 생가터는 실제 건물은 존재하지 않는 유허이다.

박무조(朴武祚) 지사는 58세이던 1917년 스스로 묵숨을 끊었다. 일제가 면장에게 호적부 관장을 넘긴 때는 1915년 4월이다. 이때부터 일제식 호적, 즉 모든 사람을 가(家) 단위로 호적에 등재하는 강요가 더욱 공고해졌다.

박 지사는 일제식 호적에 오르는 것을 거부했다. 일제가 가만히 놔둘 리 없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그는 가족을 이끌고 안동 예안, 영주 풍기 등지를 전전하다가 마침내 1917년 7월 20일 동해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는 "원수를 섬기면서 사느니(與基事讐而生) 바다에 빠져 죽는 것이 낫다(不若蹈海而死). 조선의 숨어 지내는 박능일(朝鮮逸民朴能一)"이라는 유서에서 자신의 이름을 박능일(朴能一)이라 했다. 수많은 일들 중 어느 것에도 능하지 못하지만 한 번 죽는 데에는 능하다는 뜻으로,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치욕을 죽음으로 갚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시였다.

동해바다에 몸을 던진 박무조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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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섭(李鉉燮) 지사는 46세이던 1910년 11월 26일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21세이던 1885년 관직에 진출했던 그는 1895년 10월 8일 일제가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을미사변이 터지자 벼슬을 버리고 은거했다.

하지만 세상은 선비가 자연속에 조용히 살아가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나라가 문을 닫는 경술국치 사태가 일어났다. 이 지사는 숨쉬기 어렵고 음식도 삼킬 수 없는 충격에 빠졌다. 그는 절명시(絶命詩)를 쓴 뒤 단식에 들어갔고, 마침내 자정 순국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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