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권력의 집요한 공격...위대한 사상가, 역사에서 지워질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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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극우주의, 파시즘의 경향이 힘을 얻고 있다. 우려스럽다. 극우 파시즘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하는데, 그것은 단지 정치, 경제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문학예술, 문화에서도 관철된다.
널리 알려진 사례지만, 1930년대 히틀러와 나치 정권은 집권 후 국가 권력을 동원하여 반대파를 물리적으로 제거하고, 게르만 인종주의에 어긋나는 사상과 예술을 말살하려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33년 정권 장악 직후, 나치 학생동맹을 주축으로 벌어진 전국적인 불온서적 소각 운동이다.
그 결과 마르크스(맑스), 프로이트, 하이네 등 유대인, 공산주의자, 자유주의 성향 작가가 쓴 책 수만 권을 불태웠다. 나치 이데올로기에 맞지 않는 표현주의, 입체파, 초현실주의 등을 퇴폐 미술로 규정하고 조롱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토마스 만(Thomas Mann) 등 반나치 성향의 작가, 예술가들이 국적을 박탈당하고 망명했다.
옛날얘기가 아니다. 오랫동안 자유 민주주의의 모범국가로 여겨진 미국에서도 트럼프 집권기에 그런 모습을 발견한다. 2017년 트럼프의 첫 번째 집권 이후 미국 국립예술기금(NEA), 국립인문학기금(NEH), 공영방송(PBS, NPR)에 대한 연방 정부의 예산 지원을 전면 폐지하려고 했다. 트럼프 2기에 들어서는 대학의 특정 주제 연구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노골적으로 제한하려는 일이 벌어졌다. 국립과학재단(NSF)과 국립보건원(NIH) 등의 연방 정부 지원금 지급에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프로그램, 성 정체성, 비판적 인종 이론, 기후 변화 등의 연구를 하는 과제 지원금을 금지했다.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거나 학내에 DEI 관련 부서를 유지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연방 지원금을 삭감하거나 동결한다. 연방 정부 차원은 아니지만 트럼프주의에 동조하는 일부 주(State) 정부에서는 교수들이 자신의 강의계획서를 온라인으로 의무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표면적인 이유는 투명한 정보 공개이지만, 속내는 보수 정치인과 학부모 단체가 교수들이 인종, 젠더, 성 소수자 내용을 가르치는지를 검열하기 위함이다.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다.
헝가리 오르반 정권의 학문·예술 탄압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일은 아니지만, 헝가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2026년 4월 선거로 권좌에서 물러난 극우주의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정부는 2010년부터의 장기집권 기간 헌법 및 사법부 개편, 언론 통제를 통해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 체제를 구축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문화예술계를 검열하고 통제했다. 오르반 총리는 예산 삭감, 법률 개정, 재단 민영화 등 합법적인 수단으로 포장해서 비판적 학문과 예술을 질식시키려 했다.
예컨대 정부에 비판적인 진보적 지식인을 배출해 온 중앙유럽대학교(CEU)를 해체하려고 2017년 고등교육법을 개정해서 운영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결국 CEU는 2019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전했다. 2018년 헝가리 내 대학에서 젠더학(Gender Studies) 석사 과정의 인가를 취소하고 자금 지원을 중단하여 학문적 다양성을 법으로 차단했다. 정부 비판적인 독립 극단에 대한 국가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여 문화예술계를 권력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고 했다.
우리에게 다소 낯선 헝가리의 정치 상황을 적는 이유가 있다. 연구의 길을 선택한 이들은 비슷하겠지만, 문학 연구자이자 비평가인 나에게도 직접적인 가르침을 받았든 책을 통해 배웠든 공부 길을 인도해 준 스승이 몇 명 있다. 헝가리 출신 사상가이자 20세기 문학연구와 비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루카치(György Lukács)도 그중 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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