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넥스트도어, 전 세계를 향한 눈부신 집들이 '홈'…'옆집 소년들'의 진화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공간이 단순한 물리적 부피를 넘어설 때, 장소는 비로소 정서적인 밀도를 획득한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열린 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보넥도)의 첫 월드투어 '낙 온 볼륨 투 인 서울(KNOCK ON Vol.2 IN SEOUL)' 세 번째 날 무대는 팬덤 '원도어'와 함께 이를 증명하는 거대한 집들이였다.
이들이 짓고 초대한 '홈(Home)'은 화려한 인테리어나 평수로 환원되는 물리적 건축물이 아니다. 그것은 무너지기 위해 나아갔던 거친 세계에서, 그 무너짐을 위로받기 위해 다시 돌아온 존재론적 영토다. 데뷔 전 지하 연습실의 우편번호 '06070'에서 출발한 성호, 리우, 명재현, 태산, 이한, 운학 여섯 청년은 타인과 부딪히며 불안을 겪어냈다.
무대 밖 세상의 거센 외력을 견디기 위해 이들은 서로의 상처를 기꺼이 껴안는 '관계'라는 내력을 강력하게 설계했다. 가장 취약해졌을 때조차 나를 변호할 필요가 없는 너그러운 안식처, 그 결여를 허락하는 마음의 건축이 바로 이번 공연을 관통하는 철학적 뼈대다.
이 내밀한 서사를 전달하기 위해 공연의 형식은 치밀하게 세공됐다. 가장 돋보인 지점은 '트랜지션 뮤직(transition music)'의 활용이다. 곡과 곡 사이의 연결 구간에 단순한 공백을 두는 대신, 유기적인 사운드를 배치해 곡 전환의 당위성을 부여했다. 덕분에 끊김 없이 차곡차곡 쌓아 올려진 기승전결의 서사는 이들의 '홈'이 지닌 정서적 서사를 단단하게 지탱했다.
원래 보이넥스트도어의 노래들은 브리지 때 서정적으로 분위기가 풀렸다가 고음과 함께 댄스 브레이크가 나오고, 가사도 굉장히 직설적이고 서정적인 부분들이 돋보인다.
여기에 얹혀진 밴드 라이브는 아이돌 콘서트의 통념을 깼다. 보통의 K-팝 공연에서 밴드 세션이 록적인 요소를 강조해 거친 펑크(punk)의 질감을 빚어낸다면, 보이넥스트도어는 '펑키(funky)'함을 전면에 내세웠다. 팀 고유의 음악적 색깔이 극대화된 펑키한 리듬에 재즈적인 요소까지 고급스럽게 녹여낸 뒤 쇼적인 연출까지 더해 한 편의 흥겨운 뮤지컬을 보는 듯한 쾌감을 선사했다. 이들의 프로듀서인 지코의 세련되고 트렌디한 감각이 묻어난 지점이다.
또한 '할리우드 액션'을 부르기 전 그래픽 노블의 기법이 스며든 영상과 할리우드 세트장, '셉텝버'로 유명한 미국 펑크 밴드 '어스, 윈드 & 파이어' 오마주가 연상되는 노래 '어스, 윈드 & 파이어(Earth, Wind & Fire)', '날 따라 해봐요'('아이 필 굿')나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부모님 관람불가') 같은 친숙한 동요의 영리한 차용은 'K-팝적인 차별화 팝아트'라는 팀의 고유 무대 미학을 완성했다.
인터파크 놀 티켓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나이대별 예매비율에서 10~20대가 무려 약 76%(10대 39.4%·20대 46.5%)를 차지했다. 보이넥스트도어, 지코가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과거의 대중문화가 새로운 세대와 만나 시너지를 내는 이유다. 기존 세대는 보이넥스트도어에게 충분한 향수를 느낄 수 있어 30대 이상의 팬이 늘어나는 건 시간 문제다.
이번에 3일간 총 3만1800명의 관객과 교감하며 보이넥스트도어는 무엇보다 완전한 '콘서트 맞춤형 아이돌'로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비좁고 누추한 감정의 밑바닥마저 서로 안아줄 수 있는 공간, 가장 완벽한 '홈'의 문이 이제 전 세계를 향해 활짝 열렸다. '옆집 소년들'이라는 정체성으로 출발한 이들은 이날 영상 속 모습처럼 이제 지구를 '보이넥스트도어'로 빛나게 할 채비를 맞췄다. 오는 31일부터 8월2일까지 예정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을 비롯 일본 6개, 북미 10개, 아시아 6개 도시 등 전 세계 총 24개 도시 35회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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