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까 여자 쓰면 안 돼" 소리 안 들으려고 몸을 부순다
건설업은 대표적인 남성 위주의 산업으로 여겨져 왔다. 건설업에 진입하는 여성이 점차 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장의 작업기준과 문화는 여전히 남성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어떤 몸으로 일하고 있을까? 사회건강연구소의 "건설업 여성 노동자의 노동과 건강"(류지아·김영정·정진주, 2025)은 여성 건설노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차별적 노동환경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이 연구는 노동자 건강 문제를 우리 자신의 문제로 여기고 좀 더 가깝게 바라볼 수 있도록, 생활 필수요소를 만드는 노동자들을 살펴본 사회건강연구소의 <의·식·주 노동자 건강 연구 시리즈>의 하나이기도 하다.
저평가된 가치, 증명하기 위해 혹사 당하는 몸
노조의 인식개선 노력과 사업장에서의 징벌주의로 인해 과거에 비해 현장에서 성희롱, 성추행, 부적절한 호칭 사용 같은 직접적인 행위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 노동자들은 여전히 현장에 남아있는 성차별을 자주 경험한다. "쉬엄쉬엄 하는 일"이라며 여성의 능력을 저평가하거나, 여성이 어울리지 않는 곳임을 암시하는 말을 하기도 하고, 성폭력의 본질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며 희화화하는가 하면, 현장 작업 특성상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기술 전수를 여성에게는 해주지 않는 등 차별적인 문화가 도처에서 발견되었다.
성차별은 위기 시 여성부터 퇴출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 지난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진행했던 기자회견의 주제는 '건설산업 여성노동자 채용확대 대책 수립 촉구'였다. 지난 정부 '건폭몰이'와 악화된 건설경기 속에서 여성들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었던 사실을 폭로하고 대책을 요구한 것이다.
여성들은 현장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치 여성을 대표하는 듯한 부담감을 가지고, "이러니까 현장에 여자 쓰면 안 돼"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남성보다 더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무시 당하지 않으려면, "아 이러니까 현장에 여자 쓰면 안 돼" 이 소리 듣지 않기 위해서, '내가 너만큼, 너 이상 알아'라는, 내 실력을 그만큼 끌어올려 놨어야 됐다는 거죠. 그게 힘들었다는 거죠. (44세 해체작업자)
결코 가볍지 않은 노동, 아픈 여성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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