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에 '5·18 정신 계승' 명시하고도 왜?
2026년 5월 18일, 스타벅스코리아 앱에는 '탱크데이'라는 이름의 텀블러 할인 행사 안내가 떴다. 문구는 "책상에 탁!" 이었다.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당일, 계엄군의 전차를 연상시키는 '탱크'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은폐 발표문의 표현이 나란히 배치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표를 경질하고 직접 대국민 사과 나섰다.
한 달여 뒤인 6월 29일, 이번엔 고교 야구 경기 중 '탱크데이'가 터져 나왔다.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선수들은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고, 한 학생은 "탱크데이"라고 소리쳤다. 서울교육청 조사 결과 해당 구호는 정확한 의미를 모른 채 개사해 부른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알려졌지만, 5·18을 조롱하는 밈이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아무런 여과 없이 유통될 만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두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기업 마케팅 실수와 청소년의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성격이 다른 해프닝처럼 보인다. 그러나 둘을 관통하는 5·18은 이미 1997년 대법원 판결로 신군부의 헌정질서 파괴 시도에 맞선 정당한 저항으로 법적 평가가 끝났고, 정부 역시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특별법으로 유공자를 예우해온 사건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조롱거리로 소비될 수 있는 대상으로 남아 있다.
"비하는 잘못" 이라면서 "징계는 과하다"는 국민의힘
배재고 사태에 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응을 보면 특정한 패턴이 드러난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배재고 선수들의 구호가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한 측면이 있어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인정하면서도, 6개월 출전정지 징계에 대해서는 "지나친 조치"라고 했다. 김재섭 의원 역시 "역사를 희화화하고 특정 지역을 낙인찍어 조롱하는 행위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면서도 "고등학생에게 가해지는 비판의 무게는 비정상적으로 무겁다"고 논지를 돌렸다. 나경원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이 사안을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분열 정치가 빚어낸 과잉 이념화 촌극"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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