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쓰레기를 마주하는 완도 새벽 바다가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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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완도의 사면을 감싼 푸른 바다는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난 하늘을 조용히 품고 있다. 밤새 밀려왔다가 돌아간 파도는 갯바위마다 소금기 어린 숨결을 남기고, 바람은 물비늘 위를 스치며 오래된 이야기를 낮은 목소리로 펼쳐 보인다. 그 고요 속에서 문득 시선이 멈춘다. 갯바위 틈에 거친 파도에 깎이고 햇빛에 바랜 플라스틱 조각 하나가 박혀 있다. 그것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 작은 이물질은 단순한 생활의 잔해일까, 아니면 거대한 파멸을 예고하는 침묵의 신호탄일까. 사람은 눈앞의 징후를 너무나 자주 외면한다. 우리는 언제나 재앙이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그것의 이름을 붙이기 때문이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의 시작점 역시 이토록 평범하고 고요한 일상이었다. 의사 리유가 진료실을 나서다 계단 한가운데에서 발에 밟힌 죽은 쥐 한 마리를 발견했을 때, 그것은 그저 기괴한 해프닝에 불과해 보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수천, 수만 마리의 쥐들이 어두운 지하실과 하수구에서 기어 나와 도심 한복판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문명이 감추어둔 가장 어둡고 은밀한 곳에서 터져 나온 쥐들의 죽음. 그것은 도시 전체를 집어삼킬 대재앙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가장 확실하고도 끔찍한 첫 번째 경고였다.
우리가 살아온 실제 역사 속에서도 거리의 쥐들이 죽어가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악취는 곧 사라질 것이라 믿었고, 죽은 쥐 몇 마리가 도시의 운명을 바꿀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 무심함과 방조는 결국 유럽 문명의 근간을 송두리째 뒤흔든 페스트라는 대재앙의 서막이 되었다. 그리고 수백 년이 흐른 지금, 그 불길한 역사의 데자뷔는 청정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우리의 바다 위로 또 다른 '침묵의 경고'가 되어 사정없이 밀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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