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코에 강림한 독일 하드록 전설, 관객 합창에 울컥하네

2015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잊기 힘들다. 그룹의 구심점 키스 플린트 사망 전 프로디지의 빅비트 세례를 담뿍 받았고, ETF 페스티벌의 주인장 서태지의 퍼포머로서의 위상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마지막 정규작인 2024년도 <콰이어트 나이트(Queit Night)> 발매할 즈음이라 '크리스 말로윈(Christmalo.win)'같은 당시 신곡을 들을 수 있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한때 라이벌리를 형성했던 악틱 몽키스보다 더 큰 존재감으로 다가온 영국 록밴드 쿡스가 보석 같은 '정크 옵 더 하트(Junk of the Heart)'를 선물했다.
무엇보다 전갈 형님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캔과 노이 등 실험적이며 전위적인 크라우트록 일람에 빠져들기 전 "저먼 록=스콜피언스" 등식이 성립할 만큼 무게감이 컸던 이들이 2015 펜타포트에 출연했던 것. 군 전역 후 첫 여름 축제라 체력도 쌩쌩해 곱절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당시 예순일곱이던 프론트퍼슨 클라우스 마이네의 목소리는 어찌 예전과 똑같으며 기타리스트 루돌프 솅커의 몸은 저리 탄탄한지 내내 감탄했다.
비교적 문화 인프라가 튼실한 모로코의 경제 수도 카사블랑카에서 열린 제19회 재자블랑카. 2026년 7월 2일부터 11일까지 3개의 스테이지에서 50팀 이상이 출연하는 이 대형 음악 축제의 둘째 날 대표 출연자로 스콜피언스가 강림했다. 이역만리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근 16년 만에 이들과 재회할 줄이야.
30분 지연에 청중의 야유가 속출했지만 "월드컵 승리를 축하합니다"란 마이네의 한마디에 모로코 관중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 캐나다와의 경기로 페스티벌 첫 무대가 지연될 만큼 모로코의 축구 사랑은 강렬했는데, 다행히 캐나다를 3대 0으로 꺾은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팀 덕에 쾌활한 분위기에서 축제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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