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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에 써둔 '퇴고는 더하는 것이 아니라 빼는 것'이라는 문장을 읽고 생각해 봤다. 다른 좋은 표현으로 바꾸고, 틀린 걸 고치고, 분량을 덜어내고, 빠진 내용을 채워 넣고 하는 게 퇴고인데 따져보면 분량을 늘리기보다 줄이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 같긴 했다. 그렇다. 퇴고는 줄이는 거다.

물론 줄이기 전에 필요한 게 있다. 원고다. 퇴고는 기본적으로 원고가 있어야 한다. 원고 없이는 퇴고도 없다. 그러니 일단은 써야 한다. 쓸 때는 신나게 쓰자.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하지. 쓸 때는 신나게 쓸 수 있어도 고칠 때는 신나게 뺄 수 없으니. 애써 쓴 글이 아까워서다.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제발 끝까지 읽어주시라. 빼기 아까운 글은 없다고 봐야 한다. 뒀다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되니까. 아까운 게 아니라 '킵'하는 거다. 노트북이든 태플릿이든 핸드폰이든 저장만 잘해두면 닳아 없어지는 것도 아니요, 자고 나면 사라지는 것도 아닌 게 글이다. 그러니 아낌없이 빼고 고치자. 킵 해둔 건 따로 요긴하게 쓸 데가 생길 것이다.

욕심, 무언가를 바라고 얻고자 하는 그 마음에 브레이크를 걸자. 의욕이 지나치면 과욕이 되니까. 글이 길면 과욕이 느껴진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네 싶다. 두 개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 하나의 주제로 흐르지 않아 몰입이 안 되니 완성도에서 아쉽다. 각각의 이야기로 따로 쓰면 훨씬 좋을 이야기들을 무리하게 엮어 보낸 글은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원고가 길어져서 고민일 때, 한 가지만 떠올려보자. 분량이다. 분량이 정해져 있는 글이라면 거기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빼도 되는 내용인가 아닌가를 한 번 더 고민해 볼 수 있다. 이런 습관은 퇴고만이 아니라 쓰기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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