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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집이라도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이곳에서 청년들이 사정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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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집이라도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이곳에서 청년들이 사정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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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저널리즘스쿨 소속 인턴으로 충북 보은군에 온 기자들, 지역에 정이 들어 이곳에서 기자 생활을 이어 나가기로 결심했다. 이제 스쿨에서 제공해 주는 숙소에서는 방을 빼고 개인의 집을 구해 정착해야 한다.

보은은 인구 유입보다 유출이 더 많은 지역이다(충북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충북 보은군 인구는 지난 2025년 말보다 187명 감소했다. - 편집자 주). 그동안 인터뷰했던 군민들은 한마음으로 젊은 인구의 유입을 원했다. 그래서 원한다면, 보은으로의 정착은 쉬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웬걸! 기자들은 이곳의 원룸 매물이 마르다 못해 대기 순번만 30번을 웃돈다는 날벼락 같은 말을 듣게 된다.

우리는 읍내 중앙사거리 부근에서 시작해 교사사거리, 동다리사거리를 한 바퀴 돌아오는 '부동산 투어'를 시작했다. 총 11곳의 부동산을 방문했는데, 그중 8곳에서 '없어요'라는 대답이 곧바로 돌아왔다. '일단 들어오라'는 희망의 틈도 없었다. 문을 열고 서 있다가 바로 문을 닫고 나오는, 이른바 '입구컷'이 반복됐다. 2곳의 부동산에 겨우 연락처를 남겼다.

부재중으로 문이 닫혀있던 4곳을 더해, 기자들은 결국 15곳의 부동산을 돌아 딱 하나의 부동산에서 딱 하나의 매물을 소개받았다. 그조차도 이미 계약됐다가 파기되면서 바로 전날에 급하게 나온 매물이었다. 마음이 급해진 기자는 바로 그날, 해당 매물에 계약금을 넣었다.

다행히 매물은 서울 원룸 살이를 9년 이어온 기자의 눈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좋은 투룸이었다. 리모델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하고 큼직했으며, 필수 생활가전도 무난히 갖추고 있었다. 월세는 서울의 원룸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은에서도 원룸을 구하려고 했던 기자에게 그렇게 낮은 체감 가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비슷한 조건의 투룸이 서울에 소재했다면 월세는 최소 85만 원 수준, 필히 보은의 두 배 이상을 웃돌았을 것이다.

"리모델링 하기에는 수지타산이 안 맞아요"

기자는 계약서류를 쓰며 공인중개사께 보은의 현실을 물었다.

"원룸을 짓긴 계속 지어요. 5년 새 원룸 매물 자체는 늘었지만, 그때부터 많이 지었는데도 계속 모자라요. 혼자 살 집 구하는 사람도, 신혼부부도, 거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요. 그런데 요샌 매물이 없어요. 외국인 유입이 5년새 크게 늘었어요. 오래되고 허술한 곳도 다 들어차 있어요. 예전엔 원룸 주인들이 부동산에 사정도 했거든. 이제는 전화로 내놓지도 않아요. 집 구하는 젊은이가 '보은이 이상하다'고 하더라고. 요즘은 주로 상가와 땅을 중개하고 있어요."

부재중이었던 부동산에 전화해 봤지만 소득은 없고, 연락처를 남기고 온 부동산에서도 소식이 없다. 정착해야 하는 기자는 둘, 구해진 매물은 하나.

"팔려고 해도 안 나가고, 리모델링하기엔 수지타산이 안 맞아요."

"원룸 없어요"라는 말만 숱하게 들었던 부동산 투어. 그중 "지저분한 방밖에 없어요"라는 한 마디를 덧붙였던 공인중개사님이 있었다. 매물 하나를 더 구해야 하는 기자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그 부동산에 다시 방문해 보기로 했다.

중개사님은 거듭 난색을 표하셨다. 젊은 사람이 와서 살기엔 너무 지저분한 집이라고, 너무 지저분해서 1년이나 비어 있던 집이라고 말이다. 기자는 눈앞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직접 한번은 보고 결정하고 싶었기에 중개사님의 차를 타고 그 집으로 향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매물이 없는 곳에서 어떻게 1년씩이나 비어 있을 수 있었을까? 기자의 의문에 중개사님은 읍내에서 꽤 떨어져 있는 위치를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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