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으로 약혼한 아내, 이제 볼 수 있어요"... 난민인데 난민 아니었던 그의 삶

"제가 한국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공식 인정받은 팔레스타인 난민이기를 바랍니다. 팔레스타인이 자유를 되찾아 누구도 다른 나라에서 '난민'이라 불리지 않는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인터뷰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태극기가 맞닿은 배지를 가슴 한쪽에 달았다.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한국에서 처음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살레 알란티시(29)씨다. 그는 <오마이뉴스>에 "한국 사회와 더 연결돼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전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최초 인정 사례라는 상징성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어날 때부터 가자지구 난민이었던 살레에게 '난민'은 "자기소개 뒤에 항상 따라오는 수식어"이자 "평범하게 살기 위해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존재"였다. 그는 "어느 나라에서든 난민은 살아남기 위해, 또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 싸워야 한다"며 "이번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것은 매우 기쁘지만, 동시에 그저 살아갈 권리를 얻기 위해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는 점에서 복잡한 감정도 든다"고 전했다.
평생 난민으로 산 그는 한국에 온 뒤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까지 3년 4개월이 걸렸다. 살레는 2022년 12월 한국에 입국해 이듬해인 2023년 3월 난민 인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지난 15일에야 그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였다. 살레는 "신청서를 제출한 뒤 첫 면접을 하는데 약 2년이 걸렸다"며 "충분한 안내나 설명도 없이 그저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다. 다른 신청자 중에는 전체 심사를 마치는 데 6~7년이 걸렸다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살레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팔레스타인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파키스탄에서 왔냐"고 물었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인 활동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오르고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체포를 언급하면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그는 "너무 반갑고 놀라운 변화"라면서도 "일시적인 관심에 그치지 않도록 앞으로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난민 지위 인정 후 여드레 뒤인 지난 23일, 인천 미추홀구 인근 카페에서 살레를 만나 인터뷰했다.
"난민 심사만 6~7년, 그동안 삶이 멈춘다"
-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처음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 전과 후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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