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참교육' 바라보는 심정 씁쓸하다" 교장 통신문 화제

세종에 있는 한 공립학교 교장이 '학교 안 폭력을 폭력으로 응징하는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참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담은 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내 눈길을 끈다.
"저는 '참교육' 전교조 조합원이었다" 털어놓은 교장
11일, <오마이뉴스>는 세종시 최초의 초중 통합운영학교인 공립 산울초중학교 최병호 교장이 이날 보낸 학교장 통신 '2026-8호_참교육 vs 참교육'을 살펴봤다.
최 교장은 이 통신문에서 "교사에서 교육청 전문직으로 전직하며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할 때까지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가 '예전 같지 않아도, 내 마음 같지 않아도' 저는 전교조 조합원의 자격을 내려놓지 않았다"면서 "요즘 세간의 인기를 끌고 있다는 '참교육'이라고 제목을 붙인 드라마를 바라보는 제 심정은 약간은 씁쓸하기도 하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최 교장은 "드라마 '참교육'에서 폭력 피해의 당사자들은 응보적 정의의 실현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 받고 아픔을 극복했을까?"라고 물으면서 "교권보호국 요원들의 압도적 폭력 앞에 쩔쩔매며 굴복하는 가해자들의 모습이 주는 카타르시스의 그림자 속에 정작 피해자들의 상처가 방치되고 있지는 않느냐?"라고 의구심을 내보였다. "자칫 폭력도 교육적 수단이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드라마를 드라마로 보지 못하고 다큐멘터리로 이해하는 인간의 한계일까?"라고도 했다.
이어 최 교장은 "지금까지 교육 당국은 학교 폭력과 교권 침해와 같은 교육 현장의 갈등에 대해 가해자 처벌에 집중하는 응보적 방식으로 대처해왔다"라면서 "그래서 학교 내 폭력이 정말로 사라졌을까? 폭력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회복적으로 해결하는 교육적 접근은 사라지고 학교에서조차 사법의 영역이 확대되는 '교육의 사법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또한 최 교장은 "회복적 정의를 추구하는 회복적 대화 모임에서는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며 다시는 그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서약한다"라면서 "피해자들은 이 과정을 통해 폭력의 아픔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온을 회복함으로써 진정한 용서에 이르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처럼 제안했다.
"저는 이런 훈훈하고 교육적인 장면이 드라마 '참교육'의 마지막 결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교사 누군가는 참!교육적이고 참!교육적이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최 교장이 보낸 통신문 전문이다.
학교장통신_2026-8호_참교육 vs 참교육
저는 소위 '전교조 세대'입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결성되고 5000여명의 선생님들이 전교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직되던 1989년, 저는 우리 교육의 현실에 분노하고 미래에 좌절하는 열혈 사범대 예비 교사였습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며 자신의 어린 몸을 허공에 내던지는 아이들을 보듬고 그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되찾아 주자며 '참교육'의 기치를 내건 전교조 그리고 해직의 고통을 감수하며 우리 교육의 희망을 노래하는 전교조 선생님들은 저와 같은 열혈 예비 교사들의 사표(師表)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전교조와 참교육이 있었기에 분노와 좌절이 아닌 작지만 소중한 희망을 가지고 교직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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