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디비아도 제쳤다는데 삼성 주가는 왜 이러나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를 처음 샀을 때, 나는 그게 고가인지 몰랐다. 망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매일 아침 켜는 컴퓨터가 이 회사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고, 그동안 몇 번의 위기를 지나며 살아남았다. 충분한 이유 같았다.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미래를 산다고 하면서, 어제까지의 이 회사를 근거로 댔다는 것을.
팔지도 못하고, 사지도 못하고
차트는 내 매수 직후부터 고개를 숙였다. 처음엔 일시적인 조정이겠지 했다. 그다음엔 곧 반등하겠지 했다. 그렇게 멍 하니 보는 사이 20%가 넘게 빠져 있었다. 팔지도 못하고, 사지도 못했다. 매일 아침 앱을 열고, 파란 숫자를 확인하고, 닫았다. 그게 전부였다.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투자를 한 게 아니라 그냥 돈을 던진 거였다는 걸.
그 당시 AI에게 물었다. 왜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기술주보다 회복이 더딘 거냐고. 구글이나 메타는 AI 투자가 광고 수익으로 바로 연결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와 엔터프라이즈 계약 구조라 수익화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낙관론은 2027~2028년의 수익을 보고, 비관론은 당장의 현금흐름 감소를 본다고 했다. 물론 그것도 어떤 AI의 분석일 뿐이었다. 같은 주식인데, 어느 시간대를 보느냐에 따라 매수와 매도가 갈렸다.
나는 2027년을 보고 산 게 아니었다. 그냥 '좋은 회사'라는 지금 이 순간의 느낌으로 던진 거였다. 그러면서 막상 숫자가 빠지자 스스로에게 물었다. 2027년을 기다릴 깜냥이 있느냐고. 없었다. 나는 미래를 보고 산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불안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결국 절반을 팔았다. 그리고 남은 절반도 팔았다. 손해를 보더라도 이 숫자에 묶여 다른 기회를 날리고 싶지 않았다. 그게 합리적 판단이었는지는 지금도 모른다. 다만 그 순간 나는 분명히 미래가 아닌 오늘의 파란 숫자를 보고 있었다.
다음엔 나스닥 지수를 따라가는 ETF를 사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하나가 흔들려도 지수는 버티니까. 다만 너무 올라 있었다. 고점(주가가 단기적으로 크게 오른 뒤(신고가·급등 구간) 추격 매수하는 상황)에 또 물리면 안 되니까, 적정 매수가를 정해뒀다. 그 가격은 오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나자 내가 정한 기준가는 이미 저 아래에 있었다. 시장은 내 기다림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이러다 영영 못 사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근데 또 지금 사면 고점에 물리는 거 아닐까.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과거의 매수가와 미래의 고점 공포 사이에서, 현재의 내가 인수분해됐다.
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A과장은 게임회사 주식을 결혼 10주년 유럽여행 자금으로 샀다. 잠깐 굴려보려고. 산 지 일주일 만에 하한가가 시작됐다. 유럽여행은 미뤄졌고, 몇 년이 지났고, 지금 수익률은 마이너스 17%다. 그래도 버틴다고 했다. 40% 마이너스까지 버텼는데 이게 어디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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