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버지에게 암투병중인 친구가 보낸 문자에 눈물이 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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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많고 기계 다루는 걸 즐기던 아빠는 핸드폰으로 당신이 알지 못했던 세상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셨다.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에 특히 관심이 많으셨다. 대중교통 이용 앱, 지도 앱, 카메라 앱, 날씨 앱 등등. 젊은 사람들은 뱃속에서부터 배워나온 것처럼 곁눈질 한 번이면 충분했지만, 아빠는 천천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익히며 신세계를 하나하나 배워갔다.
매번 가르쳐줄 때마다 어쩜 그렇게 잊어버리시는지 몇 번을 반복해야 했지만, 아빠는 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처럼 신기해하고 즐거워하셨다.
자음, 모음, 자음, 지우기, 모음. 한 음절 한 음절 누르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도 아빠는 문자를 보내는 것도 곧잘 하셨다. 아빠에게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지난한 작업이었지만, 아빠는 하루도 빠짐없이 나에게 안부 문자를 보내주셨다.
타지에서 혼자 사는 막내딸이 오늘 하루는 잘 보냈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걱정과 염려를 가득 담아 보내는 아빠의 문자에 비해, 정형화된 문장을 기계적으로 입력했던 나의 문자는 다소 냉소적이었다.
'아, 맨날 똑같은 문자를 왜 주고받아야 되는 거야.' 어쩌면 나에게 아빠의 문자는 하루의 숙제 같은 일이었다.
건강이 나빠지신 이후로 몸을 쓰는 것이 불편해진 아빠는, 손의 움직임도 둔해져서 핸드폰 사용이 어려워졌다. 한 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있는 것 자체도 힘든데, 다른 손으로는 손톱이 아닌 손가락의 살갗이 액정에 살짝 닿아 터치를 하는 것은 10번을 눌러야 1번 성공할까 말까이다.
아빠 혼자서 핸드폰을 사용할 방법을 찾아 고민하다, 핸드폰 거치대로 단단히 고정시키면 되지 않을까 싶어 핸드폰 거치대를 구입했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거치대를 설치했지만 핸드폰을 만질 때마다 흔들거리기도 하고, 터치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여서 아빠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금도 본가에 내려갈 때마다 아빠는 핸드폰을 달라시며 당신이 이것저것 해보려고 시도를 하신다. 옆에서 내가 도와줘도 당신이 맘먹은 바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어, 결국에는 핸드폰을 포기하고 내려놓는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수많은 절망과 타협해야 하는 것인가 보다.
이제는 혼자 문자 확인이 어려운 아빠를 위해 매 주말 본가에 가면 나는 일주일간 쌓인 아빠의 문자와 카톡을 확인하고, 누구한테 이러이러한 내용의 문자가 왔다고 아빠에게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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