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의 여정을 시작하며, 중국 혐오의 뿌리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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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센터 친구에서는 2026년 2월 말 15명의 기행단을 꾸려 중국 흑룡강성의 수도 하얼빈 기행을 다녀왔다. 2025년 8월부터 논의하고 준비를 시작한 "현대중국도시기행"의 첫 번째 시즌을 드디어 시작한 것이다. 기행을 마친 참가자들은 2026년 5월에 다시 모여 각자 작성한 기행문을 발표하고 느낌과 생각, 경험을 서로 나누었다.
앞으로 기행단은 '현대중국도시기행' 프로젝트에서 경험하고 나눈 것들을 모아 오마이뉴스의 친구 칼럼으로 연재하고, 유튜브를 통해 기행 영상을 공유하고, 기행문을 모아 책으로 간행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4년간 18개의 중국 도시를 기행하고 그 결과를 사회적으로 공유하여 현대중국과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서로를 향한 근거 없는 편견과 혐오 정서를 줄여 나아가는 것이다. 참가자들이 작성한 하얼빈 기행문을 순차적으로 연재하기에 앞서 '현대중국도시기행' 프로젝트의 취지와 목적, 방향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문제의식의 핵심을 공유하고자 한다.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혐중', 위기의식과 대안 모색
2025년 여름과 가을, 대림동에서는 두 차례의 혐중 집회가 열렸다. 심지어 한 번은 대림동 이주민센터 친구 사무실 바로 앞 도로변에서 열렸다. 당시 혐오에 반대하는 이주민 당사자, 중국동포, 연대하는 많은 시민과 단체들은 반대 집회를 열며 단호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그 무렵 혐중을 앞세운 일부 사람들은 건대 양꼬치 거리에서 시가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그 뒤로도 중국 혐오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상징적인 장면들이 이어졌다.
그동안에도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은 일상적으로 이슈가 되긴 하였지만, 혐중 문제는 팬데믹과 대통령 선거 등을 거치면서 혐오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정치세력과 사회적 불만을 소수자 혹은 중국에 전가하려는 사회적 흐름, 동북아시아의 국제 정치와 한중 관계의 역학, 경제 불황 등이 복잡하게 맞물리고 작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증폭되었다.
이주민센터 친구는 2012년 설립 당시부터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고 환대와 만남, 대화를 통한 상호 문화 이해를 중요한 가치와 원칙으로 삼고 활동해왔다. 그러던 중 최근의 혐중 문제에 맞닥뜨리며 우리의 고민은 깊어졌다.
"혐중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혐중 정서가 사회적으로 만연할 때 한국 사회가 당면하게 될 어려움과 문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혐중 정서를 완화하고 한국 사회가 공존과 인권,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할 수 있을까? 혐중 현상을 중심으로 여러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숙고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이렇게 혐중이 이슈가 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이나 대안은 없을까?"라는 화두를 품고 있던 중, '현대중국도시기행 프로젝트'의 기획이 시작되었다.
직접 만나며 깨달은 혐오의 근거 없음
이주민센터 친구는 한국의 대표적인 이주민 밀집 거주 지역인 대림동에서 15년 정도 활동하면서 수많은 중국 동포 및 중국 출신의 이주민들을 만나고 함께 해왔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은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이주와 디아스포라의 삶을 거쳐 돌고 돌아 귀환하신 동포들, 혹은 노동과 혼인 등을 통해 새로운 삶의 계기를 만들고자 하는 분들이었다. 이들 중에 차별이나 혐오를 당해 마땅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은 예외 없이 가족과 자신을 위해 땀 흘려 일하고 애쓰는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었다. 오히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경계인으로서 그 누구보다 성실하고 용기 있는 분들이었다. 어디에도 혐오와 차별의 근거가 될 만한 요소들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한 결론은 의무나 당위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만나 대화하고 함께 활동하면서 경험을 통해 체득된 것이다. 그들의 삶과 생활 방식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우리의 가설 중 하나는 '혐오는 상대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다. 혐중을 주장하거나 동조하는 분들 중에 중국과 중국인, 중국 문화를 실제 만나고 접촉하고 대화하고 함께 무엇인가를 해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대부분은 막연한 선입견으로 중국을 알고 있고 그에 기초하여 판단하고 있다. 우리는 대림동에서의 15년간의 활동과 만남을 통해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혐오가 아니라 이해와 배움을 얻을 수 있고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과, 직접 만나는 마주침의 경험은 우리의 삶과 생각을 질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다.
"현대", 과거와 기억을 넘어 현재와 사실을 직면
다른 한편, 우리는 자문해 보았다. 과연 우리와 한국 사회는 중국의 현재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을까? 대다수의 한국 사회 구성원들이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이미지는 과거의 역사나 관광과 같은 짧은 경험, 언론이 전달하는 의견이나 이미지에 기초한 것이 아닐까? 실제 중국과 사람들, 문화를 직접 만나보면 기존의 생각과 경험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결국 결론은 자명했다. 우리는 중국과 중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잘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강한 호기심과 책임감이 뒤따라 올라왔다. 중국의 현재를 알고 싶었다. 사람과 문화, 사회를 직접 만나고 경험하고 싶었다. 편견과 선입견을 최소화하고 중국을 이해하고 싶었다. 혐중을 줄이거나 없애는 유력한 방법은 중국과 사람들, 문화와 사회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생각에 도달하면서 '현대중국도시기행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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