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의 도시 경주? 놀랍게도 이 분야 전국 1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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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도이자 발길 닿는 곳마다 문화재가 숨 쉬는 도시 경북 경주. 수학여행과 관광의 성지로 널리 알려진 이 아름다운 도시의 이면에는, 그 누구도 쉽게 믿지 못할 충격적인 타이틀이 숨겨져 있다. 바로 '기초지자체 중 산업폐기물 매립량 전국 1위'라는 불명예다.
대도시가 쾌적함을 누리며 배출한 온갖 폐기물은 인적이 드문 경주의 농촌 마을, 그중에서도 특히 안강읍을 거대한 쓰레기통으로 만들고 있다. 이 불편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들춰내는 사람이 있다. 안강읍 인근에서 평생을 살아온 이강희 경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다.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들은 2025년 10월, 경주시의회에서 홀로 이 문제와 싸워온 그를 만났다.
"경주시로서는 제가 좀 불편한 사람인데, 기초지자체 중에 산업폐기물 매립량이 전국 1위라는 것을 제가 공개하고 다니거든요. 그러니까 경주시로서는 그 수치에 대해서 둔감했을 수도 있는데, 제가 공공연하게 얘기하니까 지금은 알고 있고, 그 문제에 대해서 많이 문제 제기를 하죠."
이강희 의원은 30년 넘게 피아노 강사로 살다가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낙선했고, 그 낙선이 오히려 책임감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에게 표를 준 300여 명의 기대에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그때, 안강에서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증설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전국 의료폐기물의 20%를 태우는 마을
안강읍 두류공업지역에는 에코비트에너지경주의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자리 잡고 있다. 하루 처리 용량 96톤으로 전국 단일 소각장 중 최대 규모다. 수도권의 대형 병원들이 자체 멸균 시설을 갖추는 대신 위탁 소각을 택하면서 전국 의료폐기물의 20% 이상이 이 작은 마을로 몰려들었다. 에코비트에너지가 운영하는 소각장들을 전국적으로 합산하면 의료폐기물 소각량의 상당 부분을 이 회사 한 곳이 처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체는 2018년부터 소각 용량을 96톤에서 120톤으로 늘리려 시도했다. 그런데 현행법에 따르면 소각 허가 용량의 30%까지는 초과 운영이 가능하다. 96톤을 허가받으면 실제로 최대 120톤대까지 소각할 수 있고, 120톤으로 증설되면 법적으로 150톤 이상까지 가능해지는 셈이다. 주민들은 6년 가까이 반대했지만, 갈등 끝에 증설은 결국 승인됐다.
이 의원은 공청회가 열릴 때마다 "왜 작은 마을의 소각장이 전국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왜 수도권에 허다한 대형 병원들이 자체적인 멸균·분쇄 시설을 마련하지 않고, 굳이 경북 경주까지 폐기물을 내려보내는지도 따져봤다.
"알고 보니 소각료보다 이송료가 더 비싸요. 그 이송료 부담은 결국 환자에게 가는 거죠."
더 놀라운 사실은, 상당수의 소각 업체가 이송업체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업체들은 운송에서 나는 소득은 감춰두고, 소각장 운영으로 인한 소득만 경영 정보로 공개하고 있어요. 그것만 해도 엄청나긴 하죠."
업체가 내세우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뜯어봤다. 인근 중고등학교 4곳에 200만 원씩, 총 800만 원을 낸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는데, 그 사진이 홍보 자료 전체를 채우다시피 했다.
"회의 석상에서 이 얘기를 하니까 참석했던 대구지방환경청 지청장도 놀라더라고요."
800만 원이던 이 금액은 3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다 2025년에야 겨우 1000만 원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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