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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으로[이준식의 한시 한 수]〈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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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으로[이준식의 한시 한 수]〈377〉

향적사가 어디 있는지 모른 채, 구름 걸린 봉우리로 몇 리를 들어가네.고목 우거진 길엔 사람 자취 없고, 깊은 산 어디선가 종소리 들려온다.샘물은 험한 바위에 목메고, 햇살은 푸른 솔 사이에 서늘하다.저녁 어스름 텅 빈 연못가, 참선 속에 마음의 독룡을 다스리노라.(不知香積寺, 數里入雲峰. 古木無人徑, 深山何處鐘. 泉聲咽危石, 日色冷靑松. 薄暮空潭曲, 安禪制毒龍.)―‘향적사를 찾아서(과향적사·過香積寺)’ 왕유(王維·701∼761)시인은 향적사를 찾아 나서지만 정작 절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 대신 구름 낀 봉우리, 고목 우거진 숲길, 먼 종소리, 험한 바위 위의 샘물, 서늘한 소나무 빛이 차례로 펼쳐진다.

절은 보이지 않는데도 그 존재는 외려 더 또렷해진다.

시는 또 ‘없는 것’과 ‘들리는 것’을 절묘하게 엮는다.

길은 있으되 인적은 없고, 절은 보이지 않는데 종은 울린다.

바위에 부딪힌 샘물은 목멘 듯 흐르고, 소나무 사이의 햇빛은 이상하리만큼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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