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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가총액 1위' 소프트뱅크 회장의 승부수, 한국도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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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가총액 1위' 소프트뱅크 회장의 승부수, 한국도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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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 파이크 카운티에는 냉전 시기 핵무기용 농축우라늄을 만들던 포츠머스 시설이 있다. 2001년 가동을 멈춘 이 '원자 유산'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10기가와트(GW)급, 즉 원자력 발전소 10기에 맞먹는 전력을 빨아들이는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단지로 말이다.

이 단지에 필요한 발전 설비 10GW 가운데 9.2GW가 천연가스 발전으로 채워지는데, 그 재원의 상당 부분이 미·일 전략 통상·투자협정에 묶인 약 333억 달러(51조 6000억 원)의 일본 자본이다. 미국 땅에 미국의 전기를 깔기 위해 일본 돈이 들어간다.

이는 2026년 AI 패권 경쟁의 본질을 보여준다. 세계가 경쟁하고 있는 지점은 더 똑똑한 모델도, 더 빠른 반도체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을 돌릴 전기다. 이 점을 생각하며 지난주 일본 시가총액 1위 기업, 소프트뱅크그룹 주주총회에서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펼친 청사진을 읽어보자.

손 회장은 19세에 세운 '50년 인생 계획'을 수정했다. 68세인 그는 은퇴 대신 "70대에 초인공지능(ASI)을 실현하겠다"라는 새 목표를 내걸었다. 2042년까지 순자산가치(NAV)를 1000조 엔(9546조 8000억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숫자까지 정했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순자산가치는 약 74조 엔(706조 5000억 원)이다. 16년 만에 25배를 키운 그가 다시 다가올 16년에 13배 성장하겠다고 외친 셈이다.

그는 자신의 전략을 두고 보드게임 오셀로에 비유했다. 앞으로의 승부는 네 모서리, 네 지점을 먼저 차지하는 데서 갈린다는 것. 손 회장이 꼽은 네 모서리는 첫째, AI 모델(오픈AI와의 동맹) 둘째, 반도체(지분 약 90%를 쥔 Arm, 그리고 미국 반도체 제조를 겨냥해 약 2% 지분을 사들인 인텔 투자) 셋째, AI 인프라(데이터센터) 넷째, 로봇(올해 말 마무리될 산업용 로봇 2위 ABB 로보틱스 인수 등)이다. 'AI의 머리'인 앞의 둘과 'AI의 손발'인 뒤의 둘을 모두 선점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손 회장은 이 전체를 '황금알 낳는 거위'에 비유했다. 시장은 눈앞의 자산(황금알)만 보고 알을 낳는 거위, ASI의 잠재력을 외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손 회장의 야심은 분명하고, 배팅의 규모도 남다르다. 그런데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지점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말을 놓을 기반, 전력이다.

손 회장의 조용한 움직임, '전력을 확보하라'

모델도, 반도체도, 로봇도 전기로 움직인다. 지금 전 세계가 부딪힌 병목 지점은 칩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력이 부족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연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두 배 이상 늘어 약 945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데이터센터 전력량만으로도 오늘날 일본이 1년 동안 쓰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치. 특히 전문가들은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에서 이 현상을 'AI 시대의 숨은 병목'이라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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