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달 습관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 도미노가 따로 없네요
아내의 권유로 2주 전 토요일 눈썹 문신을 했습니다. 시술을 마치자 원장님이 신신당부하십니다. 색소가 빠져나갈 수 있으니, 일주일 동안은 수영도 사우나도 절대 안 된다고 말이지요. 대수롭지 않게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드렸습니다. 일주일 쯤이야 금방 지나가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영을 거르고 일주일을 보내는 동안, 제 머릿속을 맴도는 단어 두 개가 있었습니다. 바로 'pause(멈춤)'와 'pose(자세)'입니다. 생긴 것도 발음도 닮은 이 두 단어를 찾아보니 꽤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원래 이 둘은 옛 라틴어 '파우사레(pausare)'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같은 단어였다고 합니다. 뜻은 "멈추다, 쉬다"였습니다. 이 말이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로 건너오면서 두 갈래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지금의 pause, 뜻 그대로 "멈춤"이 되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pose가 되었는데, 재미있는 건 이 pose가 전혀 다른 라틴어 단어인 '포네레(ponere, 놓다·두다)'와 발음이 비슷해 자꾸 헷갈리다가 아예 그 뜻까지 통째로 가져와 버렸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pose는 "멈추다"라는 원래의 뜻은 잃어버리고, 남의 옷이었던 "문제를 제기하다, 자세를 취하다"를 대신 입게 된 셈입니다. 우연한 혼동이 새로운 뜻을 만든 것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묘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멈춤에서 시작한 말이 결국 자세를 잡는다는 뜻으로, 나아가 질문이나 문제를 세운다는 의미로 자라났다는 게 꼭 제가 겪은 일주일 같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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