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신보다 검증을... 전 국민의 생존 기술로 익혀야"

로마 신화의 야누스는 문(門)을 지키는 신이다. 하나의 몸에 두 얼굴을 달고, 한 얼굴은 지나온 과거를, 다른 얼굴은 다가올 미래를 바라본다. 시작과 전환의 신이다. 인공지능(AI)이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우리 일상을 감싸는 시대, 세 명의 학자가 바로 이 야누스를 표제로 삼은 책을 내놓았다. 신간 <디지털 야누스의 두 얼굴>(2026년 4월 출간)이다.
정보시스템(IS)을 평생 연구한 김준우 교수, 보안을 파고든 김정덕 교수, 그리고 AI의 기회와 그림자를 집요하게 추적해 온 김신곤 교수. 세 사람은 때로는 산길을 함께 오르는 트레킹 동반자로, 때로는 술 한잔을 앞에 두고 논쟁하는 학문적 동지로 이 책을 빚어냈다고 한다. 기술을 차가운 서버실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라는 체계(사회-기술 시스템) 안에서 바라보려는 시선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 분야를 이끈 공동 저자 김신곤 교수는 필자의 훈민정음 해례본 강의를 두 번 들은 인연으로 이 책에 더 호기심이 갔다. 지난 11일 필자 사무실 근처에서 만나 책 담론을 나눴다.
- 책 제목이 '야누스의 두 얼굴'입니다. 왜 하필 두 얼굴인가요. 첫 장에서는 '기회가 곧 위기'라는 말씀도 하셨는데요.
"우리는 흔히 '위기가 곧 기회'라고 말합니다. 케네디 대통령도, 처칠도 위기(危機) 안에 위험과 기회가 함께 있다고 했지요. 그런데 저는 그 화살표를 반대로도 돌려보자고 제안합니다. 기회를 놓치는 순간, 그것은 곧바로 위기가 됩니다.
2024년 11월, AI 반도체의 선두 엔비디아가 인텔을 밀어내고 다우지수에 편입됐습니다. 25년 만의 '간판 교체'였지요. 인텔은 엔비디아 인수 기회도, 오픈AI 투자 기회도 놓쳤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과거 3차원 반도체 양산 기술과 안드로이드 투자 제안을 그냥 흘려 보낸 적이 있습니다. 놓친 기회가 그대로 위기로 돌아온 것입니다.
AI는 인류에게 유례없는 편익을 안기는 동시에, 소외와 편향과 보안 위기라는 그림자를 함께 드리웁니다. 빛이 강렬할수록 그림자도 짙어지지요. 이 빛과 그림자를 한 몸에 지닌 존재, 그것이 바로 야누스입니다. 어느 한쪽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막연한 공포에 매몰되지도, 맹목적 낙관에 취하지도 말고, 두 얼굴을 동시에 '직시'하자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입니다."
- AI의 본질을 우리 전통 사상인 '천지인(天地人)'으로 풀어내신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능이란 결국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적응해야 할 환경은 무엇일까요. 저는 우리 전통의 천지인 사상에서 그 답을 빌려왔습니다. 하늘(天)은 '시간'이고, 땅(地)은 '공간'이며, 사람(人)은 곧 '사회'입니다.
인간의 지능은 시간에 적응하기 위한 '예측' 능력이자, 공간과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최적화'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지식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언어 능력, 남의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학습 능력, 거기서 새로운 지식을 길어 올리는 추론 능력이 있습니다. 컴퓨터가 이 과정을 흉내 내도록 만든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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