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수도권 주택 공급? 맞는 방향 아냐"

지난 6월 말, 정부는 화성 동탄을 비롯해 기흥, 구리 등 경기 일부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자 해당 지역들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는 듯싶었으나 다시 가격이 오르자 추가 규제에 나선 것이다.
특히 화성 동탄의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SK하이닉스 등의 영향으로 성과급 지급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부동산 상황을 짚어보고자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국도시연구소 사무실에서 최은영 소장을 만났다. 다음은 최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세금 올리면 세입자에 부담 전가? 현실과 안 맞아"
- 최근 경기도도 부동산 시장이 급등하며 경기도 일부 지역을 규제 지역으로 묶었어요.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데 지금 상황 어떻게 보세요?
"지금 상황은 정확히 말하면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 거예요. 집값은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어요. 이재명 정부가 대책을 쏟아냈지만 11월까지는 안 잡혔던 것 같아요. 서울은 2025년 1분기가 고점이라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있었는데, 4~5월 들어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게 지금 상황이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 왜 꿈틀거릴까요?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기준이 워낙 높게 형성돼 있어서, 다른 지역이 이걸 따라가는 구조예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이 먼저 따라가고, 서울 외곽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이게 경기도까지 확대된 양상이라고 봐야 해요.
지금 2025년엔 아파트 가격 기준점이 너무 높아져서 강남에는 수십 억, 심지어 100억 넘는 아파트까지 나오는 상황이에요. 지금까지 전고점은 2021~2022년인데, 서울도 단지별로 보면 30% 정도만 전고점을 넘었고 나머지 70%는 아직 못 넘었어요. 경기도에서도 전고점을 넘는 단지들이 점점 늘고 있고요.
결국 코로나 이후 저금리와 유동성 증가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가, 이후 하락세로 전환한 뒤 회복을 못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강남이 2023년부터 먼저 회복하기 시작했고, 그게 서울 전체로, 다시 경기도로 번지는 상황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 그럼, 10·15 대책의 약발이 끝난 걸까요?
"그렇게 보기는 어려워요. 이번 상승의 진원지는 강남 초고가 아파트들인데, 정작 그 아파트들이 계속 오르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100억까지 갔던 아파트들이 오히려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대책 효과가 끝났다면 그 아파트들이 다시 상승 전환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 2023~2024년 제일 먼저 급등했던 강남 아파트들이 지금은 잘 안 팔리면서 조금씩 하락하고 있거든요. 그러니 대책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보는 건 섣부른 판단인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계속 말씀드린 것처럼 살얼음판 같은 상황인 건 맞아요. 강남 초고가가 워낙 높은 기준을 만들어놔서,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들이 그걸 따라가며 꿈틀거리는 거고요. 이걸 확실히 막을 대책이 있었는지는 의문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보유세를 포함한 세금 정책인데, 이게 7월에 나올 예정이거든요. 이게 시장에 충격을 줄 만큼 강한 정부 의지로 받아들인다면 안정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봐요.
결국 지금은 윤석열 정부 때 풀어놨던 주택 가격의 고삐를 간신히 잡은 수준이고, 방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봐요. 문제는 강남 아파트가 진정 내지 하락 국면인데도 다른 지역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범위가 넓어진 거예요. 4월 이후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오르는 양상이 그걸 보여줍니다."
- 많이 이야기 나오는 게 세금이 올리면 세금 올린 만큼 세입자에게 부담이 가니까 서민은 더 힘들거라는 주장이거든요.
"세금 관련해서 윤석열 정부가 가장 집중적으로 감세한 대상은 1주택자예요. 재산세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60%에서 45%로 낮췄는데, 이건 이름과 달리 사실상 세금을 깎아주는 장치거든요. 이명박 정부 때 도입된 이 제도를 낮춘 혜택은 주로 1주택자가 받아요. 그런데 1주택자에게 세입자가 있을 가능성은 굉장히 낮잖아요. 그러니 세금을 올리면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는 주장은 현실과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중요하게 보는 건, 윤석열 정부 때 있었던 여러 세금 장치들이 주로 1주택자를 겨냥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깎아준 거였다는 점이에요. 이런 걸 되돌린다고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이유는 없어요. 그냥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자산가치에 맞는 세금을 내는 것 뿐이죠. 다주택자가 전혀 없는 건 아니겠지만, 전가 문제는 다소 과장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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