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말라" 말린 AI, 이 풍경을 봤다면 뭐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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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키마운틴 산행은 빗속에서 시작됐다. 산이 가까워지면서 파란색이던 하늘은 점점 어두워졌다. 스모키마운틴의 첫 트레일인 딥크릭(Deep Creek)에 도착했을 때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한 손에는 우산을, 다른 손에는 스틱을 들고 약 6.4km에 달하는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물이 넘치는 넓은 계곡에서는 비를 개의치 않은 아이들이 물놀이에 여념 없었고, 그 옆으로 난 길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넓고 평탄했다. 그러나 숙소로 돌아갈 즈음 비는 거세져 도로는 어둡고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들었다.
소나기의 격한 환영을 받으며
미국의 테네시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걸쳐 있는 스모키마운틴은 애팔래치아산맥(Appalachian Mountains)의 일부다. 지질 역사가 수억 년에서 10억 년에 이르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산맥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정상에서 바라보는 스모키마운틴은 뾰족한 기암괴석 대신 부드럽고 둥근 능선이 겹겹이 이어져 있다.
계곡의 습기와 식물들이 뿜어내는 수증기, 그리고 급격한 온도 변화 때문에 항상 연기가 낀 듯한 푸른 안개가 산 전체를 뒤덮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6월은 오전에 맑다가도 오후가 되면 산 전체가 우는 듯한 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쏟아지곤 한다. 그러니 6월의 오후에 도착한 우리도 소나기의 격한 환영을 받을 수밖에.
첫날부터 장대비를 맞은 우리는 급히 하이킹 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원래 계획한 '스모키마운틴 최고의 트레일'로 손꼽히는 앨름케이브(Alum Cave)를 과연 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비 예보를 확인한 뒤 AI들에게 물어보니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한쪽에서는 돌계단과 바위 구간이 비 때문에 상당히 미끄러울 테니 가지 말라고 만류했고, 다른 쪽에서는 숲이 우거진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라 비가 오면 신비로운 매력이 더해질 뿐만 아니라 자연 아치형 동굴이 있어 비를 피하기 안성맞춤이라며 적극 추천했다. 비 오는 날은 한산해서 주차도 쉽고 고즈넉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음 날 아침,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다행히 비는 멎어 있었다. 우리는 일단 차를 몰고 앨름케이브 주차장으로 향했다. 아침 7시면 만차가 된다는 아담한 주차장에는, 9시가 넘은 시각이었음에도 빈자리가 여러 곳 보였다.
'일단 3.5km 거리의 앨름케이브 블러프까지라도 가보자'라는 심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숲속 길은 웬만한 비는 뚫지 못할 것처럼 나무로 빡빡하게 둘러싸여 있었다. 길은 생각보다 상태가 좋았고 흐린 날씨와 더불어 나무와 계곡에서 뿜어내는 수증기가 길 전체를 덮고 있어 마치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2km쯤 올랐을 때, 외나무다리 너머로 고래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검은 구멍이 나타났다. 슬레이트 암석이 만들어낸 자연 아치인 아치록(Arch Rock)이었다. 돌계단 위 구멍 사이로 비치는 초록 잎들이 신비로움을 더해 주었다.
비를 뚫고 오른 정상
안개가 산 전체를 감싸고 있어 산등성이에서의 전망은 꿈도 못 꾼 채 묵묵히 앞으로만 전진했다. 그러다 갑자기 넓게 트인 가파른 산길이 나타났고, 굴이라기보다 거대한 암벽이 움푹 패인 듯한 앨름케이브 블러프가 웅장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1차 목적지에 도착한 셈이었다. 둥그런 바위 지붕 너머 먼 산 위로 안개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간식을 먹으며 다음 일정을 고심했다. 아직 10시 반도 안 되었고 비도 오지 않는데, 여기서 되돌아가기엔 너무 아쉬웠다. 결국 오늘의 최종 목적지를 5km 이상 더 올라가야 하는 르콩트(LeConte) 산장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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