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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직업계고 학생들은 왜 취업 대신 대학을 선택할까

오마이뉴스

6월 중순경 교육부 주재로 열린 제7차 미래교육 차담회에 참석하였다. 주제는 청년 대상 실질적 취업 지원 강화 방안 모색이었다. 교육부 차관이 주재하는 자리였기에, 며칠 전부터 현장의 어떤 목소리를 담아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안할까 깊이 고민했다.

그때 주목한 것이 최근 발표된 '2025년 교육부·KEDI 졸업자 취업통계조사(2025.11.25)' 자료였다. 그 안에는 직업계고 현장이 당면하고 있는 두 가지 구조적 현실이 있었다. 직업계고 졸업생의 49.2%가 취업이 아닌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는 것, 그리고 진학도 취업도 하지 못한 미취업자가 전체 졸업자의 20.8%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 구조적 현실을 안은 채, 6월 하순경에는 '서울시 하이잡 하이유 수업혁신단 발대식'에 참석하였다. 전문교과, 보통교과, 진로 영역의 총 154명에 달하는 수업 전문가 선생님들이 AX(인공지능 전환) 시대 서울 직업계고의 수업 혁신을 기대하며 각 분임의 주제와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각 학교 선생님들의 열의는 직업계고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취업률로 대변되는 직업계고의 현실과, 아이들에게 더 좋은 수업을 제공하고자 치열하게 고민하는 학교 현장의 열의라는 두 가지 그림을 목도하며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본질적인 의문이 생겼다. "인공지능 전환(AX)이라는 거대한 격변기 속에서, 과연 직업계고는 빌드업(Build-up) 되고 있는가?" 나아가 사회와 교육정책을 향해 두 가지 질문을 던져 보았다.

첫째, 직업계고의 우수한 학생들이 취업 대신 대학을 선택하는 것은, 고졸 취업의 사회적 명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둘째, 미취업자 20.8%와 일반고 미진학자 20%가 가리키는 이 두 수치는 중학교 진로교육과 연계된 교육과정 설계 실패를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왜 전공 능력이 있는 학생이 취업 대신 대학을 선택하는가

공식 발표된 직업계고 취업률 55.2%는 진학자와 입대자를 제외한 인원만을 분모로 삼은 결과다. 졸업자 전체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실질 취업률은 약 26%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졸업생의 49.2%가 취업 대신 대학을 선택하고 있다.

물론 학생들의 진로가 다양화된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직업계고 학생들에게도 대학 진학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러나 충분한 전공 역량과 취업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학생들까지 당연하다는 듯 대학으로 향하는 현실은 또 다른 문제다.

중등 직업교육의 본질적인 목표를 떠올릴 때, 이러한 인재들이 대학으로 진학하는 현상을 단순히 진로의 다양성이라는 미명하에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있을까?

직업계고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 대신 대학을 선택하는 배경은 고졸 취업이라는 선택지에 사회가 부여하는 명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근 반도체고등학교의 인기가 치솟는 현상은 역설적으로 이러한 현실을 대변한다. 학생들이 반도체고에 진학하려는 이유는 '삼성전자'나 'SK 하이닉스' 같은 확실한 대기업 취업 보장과 합당한 사회적 대우라는 분명한 '명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 'SK 하이닉스'가 채용 시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하고 직무 역량 중심 채용을 강화하기로 한 조치나, '한국전력'이 고졸 입사자에게 대졸과 동등한 직급을 부여하며 능력에 걸맞은 파격적인 초임 연봉을 보장하는 행보는 이를 생생하게 증명한다. 이처럼 기업과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고졸 취업의 실질적인 명분과 제도적 보상을 마련해 줄 때 아이들은 비로소 과감하게 직업계고를 선택할 것이다.

결국 문제는 보상과 명분의 불균형에 있다. 이러한 일부 선도적인 사례를 제외하면, 여전히 대다수 산업 현장에는 '임금 격차', '승진 상한선', 그리고 '대졸이 아니면 안 된다'는 묵시적 기준들이 남아 있어 능력 있는 청년들을 대학 입시로 떠밀고 있는 것이다. 취업에 성공한 학생 중에서도 12개월 이내에 약 4,800명(32%)이 직장을 떠나는 현실은, 사회적 명분이 결여된 선택이 삶의 현장에서 지속되기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간접 증거라 할 수 있다.

일부 대기업과 공기업의 선도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시선은 여전히 이러한 명분 결핍을 고착화하고 있다. 2025년 일반고 졸업자 중 미진학자 약 58,401명은 전체의 약 20%에 달하지만, 사회는 이들에게 '입시 준비 중'이라는 관대한 유예를 허락한다.

반면 직업계고 미취업자에게는 '국가 예산을 받고도 취업하지 못한 실패자'라는 냉혹한 낙인이 따라붙는다. 비슷한 규모의 두 학생 집단이 완전히 다른 사회적 평가를 받는 이 구조 자체가, 직업계고 내 우수한 학생들이 취업보다 대학을 선택하게 만드는 근본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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