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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의 자기증폭…시장 흔드는 '피드백 루프'[변동성이 덮친 증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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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내 증시가 사상 초유의 변동성 장세를 겪고 있는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기증폭 구조가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비판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자금이 집중된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이 상승과 하락을 모두 확대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예탁금 기준 상향, 사전교육 강화, 매매수량 단위 확대,. 괴리율 관리 강화 등을 담은 보완책을 내놓았는데 시장 변동성 해소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달 29일 장중 97.9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여전히 80~90선을 오르내리며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총 37회(매수 18회·매도 19회)로, 지난해 연간 3회는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26회) 기록도 넘어섰다. 거래일 기준으로는 지난 16일까지 평균 3.6일에 한 번꼴로 발동된 셈이다. 시장 전체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올해에만 7차례 발동돼 2000년 제도 도입 이후 전체 발동 횟수(12회)의 절반을 웃돌았다.

시장은 이 같은 변동성의 배경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지목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대만·일본 등 해외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오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매일 장 마감 기준으로 목표 배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기초자산을 추가 매수하고, 주가가 내리면 반대로 추가 매도해야 한다.

이 같은 구조는 상승장에서는 상승폭을, 하락장에서는 낙폭을 더욱 키우는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를 만든다. 주가가 오르면 ETF 운용사의 추가 매수가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고, 반대로 주가가 내리면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한 추가 매도가 다시 하락을 키우는 자기증폭 구조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하면 ETF 운용사는 레버리지 비율을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더 사들인다. 이 매수세가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고, 주가가 오르면 다시 추가 매수를 유발한다. 급락장에서는 추가 매도가 또 다른 하락을 부르면서 '하락→매도→추가 하락→추가 매도'의 피드백 루프가 형성된다.

여기에 다른 투자 주체들의 프로그램 매매, 알고리즘 매매, 신용거래(빚투) 등에 따른 반대매매 등이 맞물리면서 변동성은 더욱 높아진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은 기초자산 거래대금의 20~30% 수준으로 미국(약 5%)보다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국내 증시 특성상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 수요가 지수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효과가 컸다는 지적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변동성 확대는 글로벌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먼저 커졌고, 이후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이 장 후반 변동성을 증폭시킨 구조"라며 "레버리지 ETF는 변동성의 원인이라기보다 기존 추세를 확대하는 증폭 장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둔화 우려라는 글로벌 악재에서 시작된 하락이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재귀적인 매도 구조를 만나 낙폭이 과도하게 확대됐다"며 "많이 빠질수록 더 팔아야 하는 피드백 루프가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와 신용거래, 프로그램 매매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작은 충격도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우려를 반영해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는 내용의 보완책을 내놨다.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고, LP(유동성공급자)의 괴리율 관리 기준을 3%에서 2%로 강화하는 한편 광고·이벤트성 마케팅도 금지하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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