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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도 두통약 두 알... 이주여성 농업노동자의 폭염 생존기

오마이뉴스
쓰러져도 두통약 두 알... 이주여성 농업노동자의 폭염 생존기

ONP 요약

한국에서 가장 많은 석탄 발전소가 모여 있던 태안 지역이 이제 바람으로 전기를 만드는 지역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더 이상 쓰지 않을 석탄 발전소의 전기 시설과 항구를 다시 활용해서 거대한 해상 풍력 발전소를 짓는데, 이렇게 하면 지역 사람들의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

진보 성향: 에너지 정의 실현 — 오염 산업 지역의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을 역사적 의미의 정의로운 전환으로 평가.

중도 성향: 지역 전환 정책 — 폐화력 자산을 재활용해 탈석탄 정책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첫 대형 사례.

여름 더위가 본격화했다. 높은 기온과 습도가 이어지면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올해는 기존 폭염주의보·경보에 더해 '폭염중대경보'가 신설되는 등 대응 체계도 강화됐다.

정부는 2025년 7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체감온도 33℃ 이상인 작업장에서 2시간마다 20분 이상의 휴식을 보장하도록 하는 등 폭염 속 노동자의 '쉴 권리'를 제도화했다. 건설업과 물류, 조선업 등 폭염 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폭염을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산업안전보건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상추와 깻잎, 오이와 토마토를 재배하는 이주여성 농업노동자들은 여전히 폭염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기후위기로 폭염의 기간과 강도가 해마다 커지고 있지만, 이주여성 농업노동자들이 겪는 노동환경과 건강 문제는 좀처럼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사회건강연구소는 '중대재해감축정책 특정 성별영향평가'(류지아 등, 2024)에서 진행한 여성 노동자 면접 자료를 바탕으로, 폭염·폭우·한파·폭설 등 기후 조건이 만드는 작업 위험과 보호조치 부족으로 인한 부상 경험, 현장의 개선 요구를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기후위기 시대, 옥외작업 여성노동자의 직업건강 위험에 대한 탐색적 연구'(김향수·류지아, 2026)는 이주여성 농업노동자들이 폭염 속에서 마주하는 노동환경과 건강 실태를 살펴봤다.

"폭염 시간대 비닐하우스는 숨쉬기도 힘들어요"

2024년 발표된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전 세계 노동자의 70% 이상이 기후위기와 직결된 건강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위험은 농업·건설·운송과 같은 전형적인 옥외 노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에 앞서 2016년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도 고온 환경에서의 건강 위험은 환기가 부족한 폐쇄 공간이나 고온 공정이 이루어지는 실내 작업장에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시설하우스처럼 열과 습기가 축적되는 작업장 역시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환경인 셈이다.

연구에 참여한 이주여성 농업노동자들은 노지와 대규모 시설하우스를 오가며 일했다. 폭염특보가 내려져 휴대전화로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재난문자가 발송된 날에도 작업은 멈추지 않았다. 한여름 시설하우스는 열과 습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밀폐된 공간이다. 노동자들은 숨쉬기조차 어려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을 이어가야 했다.

"핸드폰으로 '쉬어라'라는 문자가 왔잖아요. 그런데 노동자들은 쉬어본 적이 없어요. 사장님이 오후 1시, 2시에도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라 해요.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 비닐하우스는 숨 쉬는 게 힘들어요. 그 시간이 너무 힘들어요. 그 시간 때는 문자 정보가 사장님하고 연계되면 좋겠어요." - 이주여성 농업노동자 A씨

이주여성 농업노동자들은 계절과 관계없이 하루 9~10시간, 농번기에는 12시간 가까이 일했다. 휴일은 2주에 하루 정도였고, 한 달 평균 28.5일을 일한 사례도 확인됐다. 표준근로계약서에는 휴일이 명시돼 있지만, 실제 일터에서는 장시간 노동이 관행처럼 이어졌다. 농업은 근로기준법 제63조에 따라 근로시간과 휴게 규정 일부가 적용되지 않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폭염 속에도 충분한 휴식은 보장되지 않았다. 환기시설이나 냉방시설은 물론 선풍기조차 없는 시설하우스에서 일한 이들도 있었다. 오심과 두통, 어지럼증, 구토 등 온열질환 전조 증상이 나타나도 작업을 멈추기 어려웠다. 사업주의 눈치와 질책에 대한 부담이 휴식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너무 더워도 참는 거지. 왜냐면 사장님이 혼내니까. 진짜 못 참으면 구토하고, 어지러워서 못 참겠으면 비닐하우스 밖에서 바람 쐬고 들어오고. 물은 자주 마시는 편이에요. 그런데 사장님이 자주 나가면 안 좋아해요. 친구가 일하는 데 갔는데 거기는 선풍기가 있었어요. 난 행운이 없어. 내가 일하는 비닐하우스는 선풍기도 없어요." - 이주여성 농업노동자 B씨

폭염 속에서 가장 기본적인 예방수칙인 수분 섭취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화장실이 작업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위생 상태가 열악해 물을 일부러 적게 마신다고 말했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 자체가 작업을 지연시키는 행동으로 여겨져 사업주의 눈치를 볼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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