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내일을 여는 역사' 창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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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 때 고려대학에서 해직된 강만길은 '행동하는 역사학자'로 알려진다. 2000년 봄 계간 <내일을 여는 역사>를 창간했다. 발행인 강만길, 편집위원 김영하·오종록·신용균·변은진, 발행처 신서원이다.
창간호는 '인물 바로보기'에서 김옥균·김원봉·지청천·여운형을 다루고, 이슈 '왜 고구려는 평양으로 천도했는가', '38선은 왜 그어졌는가' 등을 파헤쳤다. 강만길은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논고에서 "역사는 이상의 현실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썼다.
강만길의 '<내일을 여는 역사>를 내며' 제목의 창간사이다.
1970년대는 박정희정권의 이른바 유신체제가 기승을 부리던 때였다. 경제개발을 내세우면서 정치·사회·문화면 전체에 걸쳐 엄청난 반역사적 시책이 자행되고, 종신집권이 전망되는 상황이었지만 그것을 막으려는 쪽의 힘은 약하기만 했다. 괴뢰 만주국 장교출신을 정점으로 하는 박정권이 유신폭정을 호도하기 위해 한국적 민주주의를 내세우고 감히 민족주체성 운운하면서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를 국정화 했으나, 역사학계에서는 반대성명 하나 나오지 않았다. - 이때 국정화된 국사교과서는 30년이 된, 그리고 민간정부가 두 번째 들어선 지금까지도 국정화된 채로 있다. - 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무관심한 역사학계가 유신체제의 반역사성에 관심을 가질 리 없었고, 적극적으로 비판하거나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리 없었다. 역사학계가 이 같은데 반유신운동이 쉽게 대중운동으로 확산될 리 없었다.
대학에서 우리 근·현대사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역사학계가 이렇게 현실문제에 무관심한 채 과거사에만 안주하게 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그 해결책이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제 강점시대의 우리 역사학 방법론이 민족의 현실적 고통을 외면한 채 오로지 과거사의 천착에만 안주한 사실이 그 학문적 현재성을 상실하게 된 중요한 원인이라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해방 후 우리 시대의 역사학이 현재성을 회복하고 대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민족분단 극복의식이 학문에 투영되어야 하며 또 분단문제 자체가 역사학 연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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