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위에서 만난 빛 , 제주 이타미준 전시에서의 깊은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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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마지막날, 혼자 제주 여행을 떠나며 가장 기대했던 순간은 반딧불이 촬영이었다. 하지만 촬영이 계획된 30일 장마가 시작되는 바람에 결국 일정은 취소되고 말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린 곳은 제주에 깊은 발자국을 남긴 건축가, 이타미 준 뮤지엄인 유동룡미술관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이번 제주 여행 중 가장 큰 위로와 깊은 울림을 준 최고의 순간이 되었다.
유동룡미술관에서는 '미묘하게 열린 어둠 안에서 : 이타미 준'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2025년 4월부터 시작해 2027년 3월까지 연장 운영된다고 하니 이번 전시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를 "그동안 그의 건축 작품에 집중했던 이전 전시들과 달리, 이번 전시는 이타미 준이라는 인간 그 자체와 그의 삶에 집중한다"라고 밝혔는데 이타미 준의 삶이 그만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뜻이겠다.
이타미 준의 한국 이름은 유동룡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평생 한국 국적을 유지했지만, 태생적인 정체성은 그를 평생 경계인으로 살아가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태생적인 정체성과 고뇌를 넘어 자신만의 독창성인 오리지널리티를 치열하게 추구해 왔다.
제주를 여행하다 보면 한 번쯤 마주치게 되는 포도호텔, 수풍석 미술관, 방주교회는 모두 그의 대표작이다. 그는 자신의 아뜰리에인 '먹의 집'을 설계하며 '닫힌 어둠이 아니라 미묘하게 열린 검은 상자'라고 표현했다. 자신만의 몰입 공간을 검은 상자라 불렀던 이타미 준은 그 안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언제나 밝음과 어둠 사이에 있고, 긍정과 부정 사이를 오가며 늘 어렴풋한 빛을 추구한다"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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