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선거란, 혼자가 되는 일
처음 투표장에 들어갔던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스무 살 여름이었다. 21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신분증을 손에 꼭 쥐고 투표소 앞에 줄을 섰는데, 괜히 긴장됐다.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 서 있으니 어색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나도 이제 유권자가 되었다는 생각에 묘한 설렘도 있었다.
기표소 안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조용해졌다. 밖에서는 사람들과 말소리가 오가고 있었지만, 커튼 안은 다른 공간처럼 느껴졌다. 누구도 들어올 수 없고, 누구도 내 선택을 볼 수 없는 곳. 커튼안의 공간이 유난히 조용히 느껴졌다. 그 작은 공간에서 나는 처음으로 오롯이 혼자가 되었다.
도장을 찍는 순간의 감각도 아직 기억난다. 거창한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편이 묵직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선거는 단순히 종이 한 장에 표시를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선거는 어쩌면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내 선택으로, 세상에 서명을 남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올해, 두 번째 투표를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은 52.4%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하지만 투표율의 숫자만으로는 20대들이 투표를 하기 전까지 어떤 생각과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없다. 나 역시 그 수많은 20대 유권자 중 한 사람으로서, 한 표를 행사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고민했다.
처음만큼의 긴장감은 없었다. 대신 그 자리가 가진 무게는 더 크게 느껴졌다. 지난 1년 동안 수없이 많은 뉴스를 보고, 어떤 일에는 화가 나기도 하고, 또 어떤 순간에는 기대를 품기도 했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 결국 한 표가 된다는 사실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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