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오히려 부의 상징?"…수입 법인차 슈퍼카 다시 늘었다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정부가 고가 법인차의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해 도입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행 3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일시적으로 위축됐던 수입 법인차 시장이 다시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제도 도입에 따른 위축 효과가 가라앉은 데다, 일각에서는 연두색 번호판이 오히려 부의 과시 수단이나 성공한 사업가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면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총 6만723대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6만 대를 돌파한 역대 최대치로, 지난해 상반기(5만30대)보다 21.4% 급증한 수치다.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지난 2020년 상반기 4만8041대에서 2021년 상반기 5만4243대로 12.9% 늘었으나, 이후 규제 움직임 속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취득가액 8000만 원 이상의 법인 업무용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이 의무화된 첫해인 2024년 상반기에는 등록 대수가 4만2200대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 급감한 바 있다.
법인차의 사적 유용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낙인 효과를 우려해 법인들이 수입차 구매를 일시적으로 미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5만30대이자 18.6% 반등하며 예년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처음으로 6만 대 선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슈퍼카'로 분류되는 고가 브랜드의 법인차 등록도 꾸준하다.
지난 2023년 상반기 3624대였던 포르쉐 법인차 등록 대수는 연두색 번호판 의무화가 시행된 2024년 상반기 1741대로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2025년 상반기 3063대로 다시 반등하더니, 올해 상반기에도 2582대로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람보르기니 법인차도 2023년 상반기 166대에서 2024년 163대, 2025년 162대에 이어 올해 상반기 179대를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수입 법인차의 증가세에는 최근 몇 년간 고가 수입차 시장에서 나타난 개인 리스와 장기 렌트의 성행도 일부 반영됐다.
개인이 사적으로 이용하는 리스·렌트 차량은 모두 법인차로 포함된다.
수입 법인차 등록이 다시 늘어나는 배경에는 제도 도입 초기와 달라진 시장의 인식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가 수입차에 부착된 연두색 번호판이 탈세의 상징이 아니라, 오히려 고소득 법인을 운영하는 '성공한 사업가'라는 인증 마크처럼 받아들여지면서다.
수입차의 대중화도 이유다. 수입차 등록 대수는 지난 2020년 27만4859대에서 2022년 28만3435대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30만7377대를 기록했다. 국내 등록 차량 5대 중 1대(20.31%)는 수입차인 셈이다.
이처럼 규제와 현실의 온도차가 극명해지면서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법인 명의 고급 외제차의 사적 사용 실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광현 국세청장도 같은 달 SNS를 통해 법인 명의 차량을 가족 외출, 골프, 유흥업소 방문 등에 쓰고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는 행위는 명백한 탈세라고 못 박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연두색 번호판은 도입 초기에는 낙인 효과로 수요가 주춤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부유층의 '특권층 인증 마크'처럼 받아들여지며 제도의 실효성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처럼 운행일지의 철저한 검증, 차량 대장 관리, 이용자 크로스 체크 등 실질적인 사후 관리·감독 시스템을 전면 도입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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