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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월드컵 경기 보듯... 스필버그 신작 영화 감상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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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월드컵 경기 보듯... 스필버그 신작 영화 감상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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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현존하는 영화감독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가 스티븐 스필버그일 테다. 불세출의 작품 <죠스>로 할리우드발 블록버스터 시대를 열어젖힌 그는 < E.T >,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쥬라기 공원> 시리즈를 연달아 내놓으며 일약 전 세계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자리했다.

스필버그의 위대함은 특정 장르, 일정한 연출기법에 제약되지 않는다는 점일 텐데, 이는 그대로 그 필모그래피로 드러난다. 나치의 전쟁범죄에서 유태인 피해자들을 구한 독일인의 이야기 <쉰들러 리스트>, SF장르 가운데 철학적 담론을 깊이 있게 녹여낸 <마이너리티 리포트>, 정통 SF 장르물 <우주전쟁>, 전쟁영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재기발랄한 소재와 연출력이 돋보이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실화를 소재로 한 묵직한 드라마 <뮌헨> 등 한 명의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고는 보기 힘들 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영화를 찍어온 것이다.

70대 중반을 지나던 2022년, 스필버그는 <파벨만스>를 통해 제 영화세계를 자전적 이야기와 섞어 품격 있게 정리했다. 그를 통해 거장의 위대한 필모그래피가 거의 완성에 이르렀음을 의심하는 이가 없었다. 영화라는 예술이 등장한 이래 스필버그만큼 다방면에 걸쳐 굵직한 족적을 새긴 감독을 나는 단 한 명도 알지 못한다.

<디스클로저 데이>는 스필버그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파벨만스> 이후 한 걸음 물러서 <트위스터스>,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햄넷> 등 화제작을 제작해온 그가 또 한 번 연출 일선에 나서 빚어낸 결과물이다. 직역하면 '폭로의 날'이란 뜻이 되는 제목처럼 감춰진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이들과 이를 막아서는 이들의 대립을 그린 작품이다.

폭로를 다뤘단 점에서 워싱턴포스트 펜타곤 페이퍼 사건을 다룬 2017년 작 <더 포스트>를 떠올리게도 되는데, 그 폭로의 내용이 단순한 비리가 아닌 외계인의 존재란 점에서 SF장르물처럼 읽히기도 한다. 무엇보다 지구에 방문한 외계인이 인간에게 우호적이란 설정은 초기작 <미지와의 조우>, < E.T. >에 호응한다고 봐도 좋겠다.

폭로하려는 자, 그를 막으려는 집단

폭로하려는 이와 그를 막으려는 자가 있다. 영화는 거친 경기가 진행되는 레슬링경기장, 객석에서 경기를 즐기지 못하는 한 사람을 비춘다. 그가 바로 폭로하려는 이다.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는 기업 워덱스의 사이버보안 전문가 다니엘 켈너(조쉬 오코너 분)다. 그는 어째서 레슬링 경기장에 있는가. 이내 영화가 그 까닭을 살핀다. 기업체로부터 빼돌린 자료를 가방에 넣어온 그는 납치된 제 애인과 가방을 교환하기로 한 것이다. 대체 담긴 정보가 무엇이기에 전혀 상관없는 여자를 납치하도록 했을까. 또 그 자료를 다니엘은 왜 순순히 넘기려 하지 않는가.

영화는 다니엘이 워덱스 및 정부 관계자들의 추격을 피해가며 자료를 지키는 과정을 뒤따른다. 자료를 빼돌린 게 다니엘의 단독행동이 아니란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여차저차 다니엘의 애인 제인(이브 휴슨 분)이 남자친구와 함께 워덱스의 추격을 피해 도주를 이어가게 된다.

한편으로 영화는 미국 중서부 미주리주에 위치한 캔자스시티로 자리를 옮긴다. 30대 후반의 기상캐스터 마가렛(에밀리 블런트 분)은 캔자스시티 지역 방송국 아침뉴스에서 일기예보를 담당한다. 진지하게 뉴스를 전하는 앵커자리에 앉기를 꿈꿔왔지만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는 탓으로 일기예보 시간에 몸매와 예능감을 뽐내는 역할에만 머무르고 있다. 공개 오디션이 날 때마다 도전하고 있지만 어느새 마흔 가까워진 나이가 꿈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단 걸 일깨운다.

변화는 한 순간에 찾아온다. 여느 때처럼 출근을 앞두고 동거하는 애인 잭슨(와이엇 러셀 분)과 이야기를 나누던 그녀 앞에 웬 새 한 마리가 날아든 것이다. 메이저리그 야구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상징으로도 유명한 홍관조로, 북미에선 꽤나 흔한 새로 알려져 있다. 갑자기 집 안에 날아든 새가 마가렛을 빤히 바라보자 그녀에겐 분명한 변화가 일어난다.

모든 걸 꿰뚫어보는 능력, 비밀은?

그로부터 이야기는 마가렛이 갑자기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됐음을 내보인다. 출근길 저를 잡아 세운 교통경찰의 내밀한 집안 사정을 꿰뚫어보고, 출근해 만난 직장 동료들의 상황까지 속속들이 꿰고 있는 것이다.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언어를 아무렇지 않게 구사하고, 자아의 경계를 넘어 인지 범위가 초월적으로 늘어난다. 말 그대로 초능력, 그것도 거의 제약 없는 이해의 경지에 가까운 능력이다.

뉴저지에 본사를 둔 회사에서 기밀자료를 빼내 폭로하려는 다니엘과 캔자스시티에서 초능력을 얻은 마가렛, 좀처럼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 실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게 이 영화의 내막이다. 정부 비밀요원을 수족처럼 부리는 워덱스 고위 관계자 노아 스캔런(콜린 퍼스 분)이 이들을 바짝 뒤쫓는다. 마가렛과 마찬가지로 다니엘 또한 특별한 능력을 가졌단 사실이 확인되고,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이들이 가진 능력과 다니엘이 빼돌린 자료, 또 다니엘 뒤에 있는 이들의 비밀스런 작업에 조금씩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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