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호프' 여러 번 보게 하려고 노림수 담았죠"

<호프>는 비무장지대의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한다. 이곳의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성기(조인성)를 포함한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에 비상이 걸린다. 이후 순경 성애(정호연)와 믿기 힘든 현실을 마주한다.
나홍진 감독은 <추격자>(2008), <황해>(2022), <곡성>(2016), <호프>까지 작품 하나를 만나기까지 10여 년이 걸린다. 하지만 작품마다 확실한 장르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아 해외에서 자주 한국의 대표 감독으로 거론된다.
지난 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호프>는 평이 여러 의견으로 나뉜다. 영화는 지구에 불시착한 네 외계인이 호포항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과정과 이를 좇는 인간을 중심에 둔다. 156분 동안의 사투가 마무리되지 않고 끝나기에 속편의 기대감도 커진다. 출연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내달리며 추적의 운동성이 서사를 내포하는 독특한 표현 방식이 돋보이는데, 상징과 은유가 가득한 <곡성>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7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영화 <호프>로 10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 나홍진 감독은 집요하게 파고드는 기질을 숨길 수 없어 보였다. 그는 "개봉까지 남은 시간 동안 사운드, CG 등 보안 공정이 남았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나홍진 감독의 집념을 실감했다. 다음은 그와 한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아이의 부활 믿는 간절한 희망의 이야기"
- <호프>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비슷한 이야기를 계속해 왔던 것 같다. 특정 사건이나 소재에 끌리지 않는다. 비슷한 소재를 어떻게 바라볼지가 관심사다. 나이가 들면서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게 되더라. <호프>가 담고 있는 건 '세상의 모든 비극'이라 말하고 싶다. 비극 안에서 어떤 희망을 건져낼 수 있을지가 콘셉트다. 인간적, 우주적 관점으로 공간을 이동해서 다르게 가보려는 시도였다. 그래서 (사건 발생의) 원인이 중요하지 않았다."
- 고립된 비무장지대 근처 호포항(가상공간)과 스마트폰이 없는 70~80년대를 배경 삼은 이유가 있나.
"가장 누추하고 작은 곳에서 비롯된 큰 희망이자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말하고 싶었다. 양가적인 콘셉트를 담아내기 좋다고 본다. 또 과거 시점으로 두어야 재미있게 표현할 설정이 늘어난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있으면 (이야기가) 더 복잡해진다."
- 페이스, 모션 캡처 기술로 완성한 외계인 역할에 외국인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하다.
"캐스팅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을 거로 추측하나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어느 배우를 모실까 고민했을 때 최적화된 이들이 있었다.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 제가 쓴 '조르'의 풀 스토리를 보내주었는데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내왔다. 알리시아가 한다고 하니 마이클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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