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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5일제가 노동시간 양극화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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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5일제가 노동시간 양극화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이재명 정부의 주요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주 4.5일제 도입과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시범 사업 성격의 '워라밸 + 4.5 프로젝트1)'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6월 18일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고용노동부는 지금까지의 사업 성과를 알리며 참여기업의 95%가 노동시간을 주당 2시간 이상 단축하였고, 주당 4시간 이상 단축한 기업도 23%에 달하였다고 밝혔다2).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 총파업(오늘날 노동절의 기원이 된 사건)에서도 "1일 8시간 노동, 8시간 휴식, 8시간 교육" 구호를 외쳤다. 오늘날 노동법의 노동시간 제한 규정들은 모두 전 세계 수많은 노동운동가와 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한국은 1953년 5월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 법정 노동시간을 주 48시간(1일 8시간, 최대 주 60시간 한도)으로 규정하였다. 이후 1989년 3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서 주 44시간(최대 주 64시간 한도)으로 단축하였다가 2003년 9월 주 40시간으로 단축하고, 주 5일제로 전환하였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주말을 근로일에서 제외한다는 행정해석으로, 평일 52시간과 주말 16시간을 더해 최대 주 68시간까지 노동하도록 용인했다. 2018년 3월 근로기준법 개정에서야 비로소 '1주는 휴일을 포함한 7일을 말한다'라는 규정이 신설되었고 연장근로 포함 주당 노동시간 한도를 52시간으로 정하여 잘못된 행정해석을 바로잡게 되었다3).

한국에서 주 5일제가 시행된 지 20년이 넘었다. 새로 도입하려는 주 4.5일제는 주 4일(32시간)에 반나절(4시간)을 더한 주 36시간이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실노동 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영국 경제학자 케인스는 1930년 에세이에서 백 년 후에 주 15시간 노동으로 풍요와 여가의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예측했다. 케인스가 예측한 수준은 아니지만 노동시간 단축의 미래가 성큼 다가온 것만 같다.

노동자 계층의 분화와 노동시간 양극화

근로기준법은 노동권 보호의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노동권 차별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2018년 3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시행 시기는 산업계의 충격 완화를 이유로 사업체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되었다.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은 당해 7월 1일부터 시행되었지만, 5인 이상 49인 이하 기업은 3년 뒤인 2021년 7월 1일에야 적용되었다. 심지어 5인 미만 사업체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2025년 8월 기준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는 약 390만 명으로, 전체 임금 노동자의 17.4%에 해당한다4).

또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노동자가 아니면 노동권을 보호받지 못한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 대표적으로 택배 노동자, 배달 라이더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2019년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노동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플랫폼 노동자 수는 79만 5천 명으로 15~69세 전체 취업자의 약 3%에 달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은 특정한 계약을 맺지 않고 일한다5).

한국 노동시장은 소수의 고임금, 전문직 노동자층과 다수의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층으로 양극화되고 있고 노동시간 역시 그러하다. 고학력, 고임금 노동자는 주로 기술, 금융, 전문 서비스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표준적인 노동시간 혹은 그 이상 장시간 일하지만, 저학력, 저임금 노동자는 자동화 영향으로 파트타임이나 임시직, 단시간 노동으로 밀려나고 있다6). 초단시간 노동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 최근 10여 년간 노동시간 감소 추세를 이끄는 원인이기도 하다7). 게다가 겉으로 보기에 단시간 임시직 노동자라도 복수의 일자리에서 일하며 과로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삼성전자 노조의 억 단위 성과급 지급 요구와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요구가 공존하는 현실은 노동시장 양극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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