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틈으로, 찢어진 천막으로...6개월간 82명 사망, 공통점은 하나

2026년 상반기에 294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했다.
재해유형 중 '떨어짐'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달의 기업살인' 집계를 기준으로 봤을 때, 상반기 전체 사망자의 약 27.8%(82명)가 떨어져서 사망했다. 6월에만 21명이 추락사했다. 이동식 비계에서 떨어지고, 파손된 난간과 함께 떨어지고, 천막이 찢어져서 떨어지고, 공사 중인 계단 옆 틈으로 떨어지고, 고소작업대에서 떨어지고, 사다리에서 떨어지고, 발을 디딘 패널이 부서져 떨어졌다.
이주노동자의 사망도 이어졌다. 6개월 동안 25명의 이주노동자가 퇴근하지 못했다. 언론 보도에서 국적이 확인된 경우만을 집계했으므로 실제로는 더 많은 이주노동자의 죽음이 있을 것이다. 한 번에 2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대형 재해도 끊이지 않았다. 안전공업, 서울 서대문고가 철거 현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등에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지난 6월 23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근로자 역할 강화 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대재해 감축이 더딘 이유가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노동자' 때문이라고 말한다.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73%가 노동자가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답했다. 경총을 필두로 한 한국의 기업들이 산업재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기업은 사고의 원인을 노동자의 탓으로 돌리고 싶어한다. 보호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사진만 찍고 회수하는 현실은 무시한다(MBC '[단독] 지난해 178곳에서 사람이 떨어져 죽었다' 보도 참고). 하청 등 취약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위험을 줄이려면 고용 구조를 개편하고 공급망을 점검해야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신 생색 내기 좋은 'AI 안전 시스템' 등에 투자를 많이 했다고 대외적으로 홍보할 뿐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고 산업재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기업이 산업재해를 바라보는 시각은 바뀌지 않았다. 중대재해 감축이 더딘 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노동자 탓만 하는 기업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건 정부의 촘촘한 정책과 관리·감독, 제대로 된 처벌, 그리고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6월, 퇴근하지 못한 노동자들
2026-06-01 화재및폭발 5
대전 / 11시경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전시 유성구 외삼동) 대전사업장 56동 공구 세척장에서 폭발이 발생해 노동자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음. 노동자 A(50대)씨와 B(50대)씨, C(30대)씨, D(20대)씨와 E(20대)씨가 사망했으며, 이중 D씨와 E씨는 입사 2년 이내의 계약직 노동자로 전해짐. 해당 사업장에서는 로켓 추진제를 만들 때 쓰는 공구를 세척하는 곳으로 알려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2018년(5명 사망)과 2019년(3명 사망)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한 바 있음. 이번 폭발 사고까지 총 13명의 노동자가 사망.
2026-06-01 부딪힘 1
강원 양양 / 09시 28분경 / 강원 양양군 손양면 소재 폐기물 처리 사업장에서 운반차량의 적재함을 열던 노동자 A(50대)씨가 굴삭기와 차량 사이에 끼여 사망.
2026-06-01 떨어짐 1
경남 김해 / 08시 53분경 / 경남 김해시 유하동 소재 화학제품 공장에서 지게차 포크 위에 올라 비 가림용 패널을 부착하던 노동자 A(60대)씨가 3m 아래로 떨어져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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