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합의금 받아준다' 12억 뜯은 전 경찰청 차장 징역 7년
현직 검사와 판사, 정치권 인맥을 동원해 검찰 수사를 무마하고 600억원의 합의금을 받아주겠다며 건설사 회장으로부터 12억원이 넘는 금품을 가로챈 전 경찰청 차장과 전직 경찰관이 1심에서 나란히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4부(윤성열 부장판사)는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80) 전 경찰청 차장과 전직 경찰관 B(54)씨에게 각각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에게 각각 추징금 5억원을 명령했으며, B씨가 피해자로부터 받아 운행해 온 시가 2억6500만원 상당의 벤츠 차량도 몰수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사회적 지위와 경력을 이용해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뒤 거액의 금품을 편취했다"며 "범행 이후에도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A 전 차장은 건설사 회장 C씨의 횡령 피해 고발 사건과 관련해 현직 검사와 판사, 정치인 등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검찰 수사를 무마하고 600억원의 합의금을 받아주겠다"고 속여 현금 10억원과 벤츠 차량 등 모두 12억6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에는 전직 경찰관 B씨도 함께 가담했다. 재판 과정에서 두 사람은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을 주도한 것은 상대방"이라며 서로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사람이 역할을 나눠 범행을 공모한 공동정범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전 차장에 대해 "전직 경찰청 차장이라는 사회적 지위와 신뢰를 이용해 오랜 친분이 있던 B씨에게 피해자를 소개했고, 녹취록에서도 사건을 상세히 설명하며 피해자를 적극 기망했다"며 "A씨가 없었다면 피해자가 거액을 건네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고소하려 하자 오히려 맞고소를 계획하는 등 범행 이후 태도도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B씨에 대해서는 "과거 정보과 경찰관 경력을 이용한 알선수재 범행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도 또다시 유사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A 전 차장에게 돈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거액의 골프회원권을 구입하고 벤츠 차량을 직접 운행하는 등 범죄수익을 소비한 정황이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또 "압수수색 과정에서 딸을 통해 휴대전화를 빼돌려 증거 인멸을 시도했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채 도주하는 등 죄질도 매우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추징금 산정과 관련해 "벤츠 차량은 B씨가 운행한 사실이 인정돼 몰수 대상이지만, 현금 10억원은 두 피고인의 진술이 엇갈려 실제 취득액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라 공범인 두 사람에게 각각 5억원씩 균등하게 추징한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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