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모두의창업, 보안 강화…"2기 8월 시작"(종합)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합격자 5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1기 보안 사고에서 국내 인터넷 프로토콜(IP) 39개가 비공개 정보에 접근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비공개 정보는 암호화돼 있었으나 암호키가 함께 유출되면서 복호화가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다음 달 중순 보완 조치가 끝나는 대로 2기 모집을 개시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3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모두의 창업 정보 유출 조사 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유출 사고는 지난달 15일 모두의 창업 플랫폼에 합격자 5000명의 프로필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중기부와 국정원이 올해 5월 12일부터 축적된 모두의 창업 플랫폼 시스템 로그를 바탕으로 시행한 합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플랫폼 일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내 비공개 정보가 있었는데 권한이 없는 주체가 '웹 크롤링'으로 API 수집을 하면서 정보가 유출됐다. 웹 크롤링은 자동화된 소프트웨어가 웹 사이트의 데이터를 탐색하고 수집하는 행위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프로필을 만들지 않았다면 정보 유출이 없었겠지만, 모두의 창업 흥행을 대외적으로 보여드리고자 의욕적으로 (합격자 프로필을 공개) 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기부가 확인한 유출 정보 범위는 1기 합격자 5000명의 ▲이메일 주소 ▲심사 평 ▲200자 이내 창업 아이디어 요약본 등 3가지다. 지난달 22일 있었던 브리핑에서 민감정보 접근이 확인된 IP는 9곳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비공개 정보에 접근을 시도한 IP가 국내 IP 39개라고 정정했다.
노 차관은 "39개 IP에 대한 세부 내역, 인공지능(AI) 솔루션 업체와의 연관성 등은 지금 경찰청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API에 있는 정보를 가져간 것이라 중기부 내부 공모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 조사와 경찰 수사결과가 마무리되는 대로 설명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중기부는 신뢰 회복을 위해 노 차관 주재로 모두의 창업 태스크포스(TF) 운영을 시작했다. 특히 플랫폼 보안성 강화와 도전자 피해 구제 방안 수립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된 API는 전면 개선했다. 비공개 정보 전송을 차단하고자 포함 정보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기능을 삭제했다. 데이터베이스를 보호하는 신규 암호화 솔루션을 도입하고, API에 대한 모든 접근을 시스템 로그로 기록하며 웹 크롤링 시도에 대한 차단 기능도 고도화했다.
개인정보 보유 및 파기 기준은 강화했다. 기존에는 일반회원과 신청자 모두 탈퇴 후 5년간 개인정보를 보관했지만 일반회원은 탈퇴 즉시 폐기하도록 기준을 손봤다. 신청자의 파기 기한(5년) 기산점은 탈퇴 시에서 신청 시로 변경했다. 개인정보 관리 범위에 아이디어 신청서를 추가했고 최소한의 인원만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도전자들의 창업 아이디어 유출 불안을 최소화하고자 지원 조치도 병행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영업비밀 원본증명 785명, 아이디어 임치 232명 등 약 1000명이 아이디어 보호를 신청했다. 영업비밀 원본증명에서는 신규 등록부터 3년 연장과 증명서 발급에 쓸 수 있는 5만원을 지원하고, 임치 후 3년 이내에 아이디어를 기술로 고도화하면 신규 기술임치 비용(30만원)을 무상 제공한다.
지난달 18일 운영을 개시한 피해신고센터에는 피해제보 50건을 비롯해 총 87건이 접수됐다. 아이디어 도용 의혹을 제기한 2건은 세부 조사를 진행했고 결과를 개별 안내했다.
노 차관은 "대국민 서비스로서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공공정보시스템 수준의 절차를 이행하겠다"며 "관계 부처와 신속히 협의해 국정원의 보안성 검토, 행정안전부와의 사전 협의, 개보위의 개인정보영향평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소프트웨어영향평가 등 모든 절차를 다음 달 중순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정원과의 침해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외부 보안관제 기업을 활용한 상시 보안점검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중단됐던 2기 일정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다만 플랫폼 운영사 변경 시 최소 5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운영사 교체 없이 진행한다.
노 차관은 "보완 조치가 완료되는 시점이 다음 달 중순쯤인데 2기 시작도 그 비슷한 시기로 예상하면 좋을 것 같다"며 "2기는 1기보다 선발 단계가 간소화되는 만큼 최대한 연내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교적 단순한 웹 크롤링으로 정보가 유출된 만큼 2기 플랫폼 운영사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교체 없이 진행한다"고 밝혔다. 노 차관은 "1기를 할 때 플랫폼 업체 선정부터 구축까지 5개월 이상이 소요됐다"며 시간상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17개 시도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2기를 빨리 진행해 달라'는 현장 수요가 높다는 점을 확인했고 2기가 추가경정예산으로 진행돼 예산 구조상 해를 넘겨서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2기 모집에서는 로그인을 해야 플랫폼 내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보안 절차를 개선한다. 또 지원자들을 위한 AI 솔루션 업체가 홍보 목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켰다고 추정되는 만큼, AI 솔루션 업체에 대한 적정성을 강화하고 정당하게 업체를 홍보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노 차관은 "많은 국민분이 소중한 창업 아이디어를 제출해 주셨음에도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보안 강화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해 모두의 창업 플랫폼을 신뢰할 수 있는 창업 도전의 통합 창구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unduck@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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