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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만 키운 레버리지 ETF…'정부 책임론' 속 도입 50일 만에 손질

뉴시스 속보

ONP 요약

특정 기업 주식(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집중된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후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투자자들의 손실이 늘어났다. 대통령과 정부가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당국과 국회를 동원하고 있다.

진보 성향:제도 설계 결함 — 신중하지 못한 초기 도입이 부작용을 낳아 투기적 투자와 시장 혼란을 초래했다.

중도 성향:시장 변동성 심화 — 구조적 문제로 인한 급락과 손실이 발생했으며, 당국·업계·국회의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

보수 성향:정책 추진력 — 대통령이 신속하게 보완책을 지시하고 당국이 즉시 대응하는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50일 만에 제도 보완책을 발표했다. 극심한 자금 쏠림과 증시 변동성을 낳으면서 투자자 손실만 키웠단 비판이 거세지면서다.

당초 정부의 고환율 대응이란 정책적 목표가 도입 배경으로 작용했던 만큼 세밀한 정책 설계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오후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F4 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투자자 기본 예탁금은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예탁금 산정시 주식, ETF, 채권 등 대용증권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현금만 인정된다.

또 매매수량 단위를 1좌에서 20좌로 확대했다. 투자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시 20좌 단위로만 거래가 가능해진다.

거래 전 의무 이수해야 하는 심화 교육은 기존 1시간에서 2시간으로 강화됐다.

아울러 유동성공급자(LP) 괴리율 관리 의무가 3%에서 2%로 강화된다. 신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을 당분간 금지되며, 운용사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관련 마케팅이 금지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후 사이드카 18회·서킷 5회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운용사는 매일 장 마감 전후로 보유 비중을 다시 맞추는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기초자산 주가가 오르면 목표 레버리지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더 사고, 주가가 내리면 보유 주식을 더 판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감마'는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옵션 가격(델타)의 변화율을 뜻한다. 통상 주가가 오를 때는 추격 매수하고, 내릴 때는 따라 파는 포지션을 '숏 감마'라고 부르는데,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도 이와 유사하다.

최근 빈번해진 폭락장에서도 숏 감마가 주범으로 지목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하면 관련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매물이 시장 하방 압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도는 시장 환경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영향력이 증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에서 매수·매도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총 37회로, 역대 누적 발동 건수(97회)의 38.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중 18회는 지난 5월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올해 총 7차례 발동됐으며, 이 가운데 5차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이후 나왔다. 역대 서킷브레이커 발동 횟수는 총 13회뿐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영향력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한국 주식 레버리지 ETF 운용자산의 절반 가량이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 등 해외 상장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노출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고환율 대응 위해 성급한 도입…정부 책임론 확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첫 출시된 건 지난 5월27일이다. 국내 시가총액 1,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대상으로 한 ETF 16종이 동시 상장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내 우량주식 기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표면상으로는 '글로벌 규제 정합성' 확보 목적이었으나, 그 배경에는 정부의 고환율 대응 기조가 작용했다. 당시 1500원선을 위협하는 고환율 국면이 장기간 이어지던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홍콩 등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해외로 유출되는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유인하겠다는 취지였다.

실제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금융당국의 정책 발표 이전이던 지난 1월1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를 유인할 방법을 묻는 질문에 "미국 시장에서는 가능한 상품 중 레버리지 상품이나 개별주식 ETF 등 한국에는 불가능한 것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제가 금융위에 '나스닥에서 가능한 걸 왜 우리는 못하게 하냐'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코스피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시장에서는 해당 상품의 부작용이 부각되고 금융당국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그러자 관계 부처 수장들과 김 실장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제도 보완을 지시하는 데 이르렀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보완 대책을 잘 신속히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김 실장도 지난 10일 "레버리지 ETF 관련 시장 영향을 F4 회의에서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며 "이 회의에서 대응책을 논의해 결정을 내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보완 필요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50일 만에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정책 실패에 대한 반증이기도 한 만큼 당분간 정부 책임론은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일부 개인 투자자들과 정치권 일각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 주장까지 나왔던 터라 금융당국의 이번 보완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잡음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자리에서 "시장에 더 큰 부작용 등이 생길 수 있다"며 레버리지 ETF 상장 폐지 주장을 일축했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브리핑에서 "상장폐지 요건은 시가총액이 너무 쪼그라들거나 LP들이 없어지거나 상관계수가 아주 엉망이거나 상품이 제 역할을 못하는 거의 폐급으로 운영이 안 될 때"라며 "지금 레버리지 ETF의 문제는 상품이 너무 크게 과수요가 발생될 정도로 시장이 좀 과열 기미를 보이는 게 문제이기 때문에 요건상 (상장폐지를) 적용하는 것은 안 맞는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zmin@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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