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나의 영원한 공룡 박사님

어린 시절의 나는 공룡을 참 좋아했다. 공룡을 따라 하다가 유치원 선생님께 혼난 적도 많다. 대단히 특별한 일은 아니다. 많은 어린아이가 공룡을 좋아하지 않는가.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쉽게 공감할 것이다. 왜 굳이 공룡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한때 세상을 지배했으나 지금은 사라진, 크고 강력한 존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일까.
공룡에 대한 사랑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식지 않았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헤어 스타일을 닮은 크리올로포사우루스, 아르헨티나에서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아르티노사우루스... 수백 종의 공룡을 외우고, 최신 학설을 겉핥기식으로 찾아 읽었다. 언젠가 고생물학자가 되리란 꿈을 꾸었다.
그런 꿈을 꾸었던 친구들은 전 세계에 널려 었다. 이 친구들의 꿈을 상당 부분 책임진 것은 영화 <쥬라기 공원>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은 영화사에 반영구적인 충격을 남겨 놓았다. 컴퓨터 그래픽과 애니메트로닉스를 적절히 혼합한 이 영화는 이전까지의 괴수 영화를 아득한 과거의 유물로 만들어 버렸다. 영화가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1990년대 후반의 어느 날, TV에서 '주말의 명화'로 더빙된 <쥬라기 공원>을 처음으로 보았다. 영화 속에 펼쳐진 공룡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참 많은 꿈을 꾸었다. 공룡을 부활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조금 머리가 크고 나니, 수억 년 전 모기의 피 속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대신 나는 쥬라기 공원을 경영하는 게임을 즐겼다. 아빠의 손을 잡고 '쥬라기 공원 투어'라는 전시회에 갔다. 혼자 아무도 읽지 않을 <쥬라기 공원> 속편 소설을 쓰기도 했다. 그것이 내 로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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