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미래 위해 '반도체 추가세수' 쓰자? 해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ONP 요약
한국의 큰 회사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더 나은 조건과 임금을 달라며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회사의 경영 결정까지 협상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너무 많은 권한을 노조에 주는 것 아니냐며 반대하고 있다.
진보 성향: 노동자 권익 확대 — 반도체·금융·유통 등 주요 산업에서 노조가 초과이윤 배분과 투자 계획 교섭으로 정당한 권리를 확대하려는 중.
중도 성향: 정부-노사 입장 불일치 — 정부의 새 노조법 해석과 노조·사측의 기대 수준이 맞지 않으면서 현장에서 분규가 이어지고 있다.
보수 성향: 무분별한 노조권 확산 — 기업 경영 결정까지 교섭 범위에 포함시키려는 노조 요구는 경영권 침해이자 산업 경쟁력 훼손 우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담기로 결정했다. 눈에 띄는 건 재원의 이름이다. 정부는 그동안 통용되던 '초과세수' 대신 '추가세수'라는 용어를 공식화했다. 이는 매우 실용적인 판단이다.
현재 쓰이는 '초과세수'는 불안정한 개념이다. 그해 세입예산을 초과해 들어온 세수를 가리키는데, 정부가 이듬해 세입예산을 올려 잡으면 사라지는 숫자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는 동안 발생할 재원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정부가 말하는 '추가세수'는 기존 중·장기 세입 전망을 웃도는 세수 증가분을 가리키는 용어다. AI 붐이 이끄는 반도체 호황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부터 3년간 올릴 영업이익이 2000조 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세입 전망을 기준으로 보면 내년까지 예상되는 추가세수는 약 100조 원이다.
필자는 추가세수 개념의 도입에 찬성한다. 이재명 정부가 이 재원을 일회성 지출이나 부채 상환에 써버리는 대신 국가 미래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옳다. 미래 투자의 방향으로 제시한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등 성장 동력 발굴 ▲K자형 양극화 해소 ▲청년 주거·창업·일자리 지원도 하나하나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돈의 이름을 바로잡았을 뿐이다. 돈을 어떤 그릇에 담아야 하느냐 문제가 아직 남았다. 필자는 '미래대응기금'의 취지를 긍정 평가하면서도 거기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추가세수의 일부로 '국민배당형 국부펀드'를 조성할 것을 제안하려고 한다.
형식적 차이를 보면,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미래대응기금은 정부 재정에 설치되는 계정(별도의 회계 단위)이다. 법률로 정한 목적에 따라 지출되지만, 아무래도 정부 주도성이 강하다. 국민배당형 국부펀드는 재정 바깥에 설치하는 독립적 투자기관이다. 노르웨이 정부연금기금처럼 종료 시점 없이 활동한다. 단, 필자가 말하는 국부펀드는 투자 수익을 전 국민에게 직접 배당한다는 점에서 여타 국부펀드와 다르다.
구체안이 나와 봐야겠지만, 미래대응기금 계획에서 우선 걱정되는 건 성격이 전혀 다른 정책들을 한 데 섞었다는 점이다. 반도체·AI 등 메가프로젝트 지원은 최소 십 년 이상 밀고 갈 장기 과제다. 청년 일자리 지원은 AI 전환기 고용 충격 상황에서 시급한 과제다. 양극화 해소는 조세·복지·노동시장 등을 두루 포괄하는 훨씬 구조적인 과제다. 이 목표들을 한 기금에 묶어버리면 자칫 이도 저도 제대로 못할 수 있다. 실제 이 구상이 알려진 후 "미래는 있는데 설계는 없다"라거나 지출 칸막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부처마다 이 기금을 마치 '제2의 예산 주머니'처럼 자신들의 기존 사업을 위한 재원으로 갖다 쓰려 할 수 있다.
또한, 미래대응기금을 메가프로젝트 지원에 쓰자고 하면서 지원의 성과를 환류시키는 방법을 말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자칫하면 반도체 대기업에서 거둔 세금을 다시 같은 대기업에 고스란히 돌려줄 수 있다. 이는 반도체 산업과 여타 산업 간 격차, 초거대기업과 그 나머지 기업·노동자·국민 간 양극화를 더 악화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미래대응기금이 근본적으로 '소진형 재원'이라는 점이다. 목적사업에 지출되고 나면 돈은 사라진다.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나 계속되면 기금 재정도 마르지 않겠지만 그건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몇 년 후 반도체 사이클이 꺾였을 때 기금이 소진되고 없다면 국가는 기금 목적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또한, 청년 지원과 양극화 해소는 물론 시급하지만, 국가의 장기 자산을 만드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금 이 호황을 놓치면 다시 이런 규모의 재원을 확보할 기회가 언제 올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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