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갖고 싶은 감정워치... 반려동물 보호자는 걱정 없겠습니다

"어! 이런 감정이었구나!"
지난 봄 방영된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속 동만(구교환)은 종종 이렇게 탄식한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지내다 '감정워치'가 명명해주는 감정언어를 보고 놀라는 장면들이었다.
우리는 매 순간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그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식하면서 지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우울'이라는 감정은 더 그렇다. 상담실을 찾는 내담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감정이 우울이기도 하지만, 우울한 상태인지 모른 채 상담실에 왔다가 우울하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되고 놀라는 분들 또한 많다. 우울은 일상에 스며들고 만성화하기 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반려동물은 바로 이 우울이라는 감정에 '감정워치'가 되어준다. 동시에 치료자의 역할도 해준다.
다양한 우울의 모습
고양이 집사인 한 지인은 자신의 고양이가 잠이 늘었다고 했다. 밤마다 하던 우다다 놀이도 하지 않고, 밥도 좀 덜 먹는 것 같다고 했다. 왠지 우울해 보이는 것 같은데 또 어디가 아파 보이지는 않아서 걱정이 되지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요즘 자신도 입맛이 없고 잠이 많이 오고, 기분이 늘 처져있는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슬그머니 말했다. "자기 기분이랑 고양이 기분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그 후 그 지인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반려견 산책을 하다 친해진 한 이웃은 남편과 갈등이 있을 때 종종 언성을 높이곤 했다. 그녀는 시가 문제로 자주 다퉈 짜증이 많이 나지만 이게 다 '부부살이' 아니겠냐며 호기롭게 말하곤 했다. 그런데 최근 다시 만난 그 이웃은 무척 심각한 표정이었다. 며칠 전부터 반려견 코코가 침대 밑에 들어가 짖어 댄다는 것이었다. 싸우는 모습에 스트레스를 받아 그런 것 같다며 이 부부는 진지하게 자신들의 상황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앵무새를 키우는 한 친구는 앵무새가 자신의 털을 뽑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에 놀라 동물병원에 데려갔는데 병원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행동이라고 했다. 친구는 아차 싶었다고 했다. 그 무렵 친구는 두 달 동안 가까운 이들의 부고를 두 건이나 접했고, 퇴근 후 집에 오면 종종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침울한 분위기를 앵무새가 느꼈던 것 같다며 미안해 했다.
이 반려인들의 호소는 모두 '우울'의 모습들이다. 지치고 무기력한 것도 우울이지만, 짜증이 많아지고 화가 자주 나는 것도 우울의 증상 중 하나다. 상실을 겪고 있을 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이 역시 우울의 모습이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들어 있던 우울을 이 반려인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을 통해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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