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봤습니까?" 검사의 질문… 배심원들 고개 끄덕이게 한 김현철의 반격

12일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 5일차 공판에서 검찰은 시작과 동시에 배심원들을 향해 다소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배심원께서 계속 이 재판에서 나무를 유심히 다뤘는데, 혹시 오늘 출석할 때 법원 앞에서 가로수 본 적이 있습니까? 법원 오다가 나무를 본 거 있습니까? 거수해보시겠어요?"
배심원들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고 잠시 동안 정적이 흘렀다. 이에 질문을 한 임현진 검사는 "아무도 못 봤지 않냐"라고 되물은 뒤 이렇게 말했다.
"가로수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띄엄띄엄 심어져 있습니다. 심어지지 않고 띄엄띄엄 심어져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봐도 산사태 예방에 어떤 도움을 주겠습니까?"
임 검사는 왜 이런 말을 꺼냈을까. 공소사실의 기초가 된 '금송'과 '주목'이 주로 정원수와 조경수로 쓰이는 만큼 홍수와 산사태 예방을 위한 산림복구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가 추진했던 묘목지원 사업 자체가 허위 목적이었다는 것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 김현철 변호사는 검찰의 이른바 '가로수 논리'를 증인들의 진술과 실제 기사까지 동원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배심원석에서는 김 변호사의 설명이 이어질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묘목 지원 사업을 허위 목적으로 추진했고, 중단된 북한 어린이 영양식(밀가루) 사업까지 재개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했다.
김현철 "주입, 저는 안 하려고 합니다"... "너무나 허무맹랑한 기소"
검찰의 쟁점별 의견 제시 후 반론에 나선 김현철 변호사는 예상 밖의 이야기부터 꺼냈다.
"원래 만들었던 PPT를 다 없앴습니다. 어젯밤 새로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주입입니다. 저는 그걸 안 하려고 합니다."
김 변호사는 배심원들을 향해 "여러분의 지적 능력을 신뢰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말했다. 검사들이 반복 설명을 통해 특정 이미지를 심어주려 한다면 자신은 증인들이 실제 법정에서 한 말을 중심으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김 변호사는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의 차이부터 설명했다.
"누군가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민사사건에서는 '증거를 내라'고 하지만 형사재판에서는 누군가의 진술이 조서가 되면 그것 자체가 증거가 됩니다. 사람의 자유를 빼앗을 수 있는 형사재판에서 오히려 말에 대한 신뢰가 너무 쉽게 인정되고 있습니다. 증인의 말을 들을 때는 반드시 의심을 가져달라는 부탁을 드립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안부수(아태협 전 회장)를 비롯해 검찰 공소사실의 기초를 쌓은 김성태(쌍방울 전 회장)와 방용철(쌍방울 전 부회장) 등의 진술은 객관적 뒷받침이 부족한 반면 전문성과 권한을 가진 공무원 증인들의 증언은 그 무게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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