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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심해안' 어디로 갔나, 사근진·순긋해변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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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심해안' 어디로 갔나, 사근진·순긋해변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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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사근진·순긋해변이 또 이상합니다. 나무들은 말라 죽어가고, 해변은 다시 콘크리트 구조물로 가득 차고 있습니다. 이래도 되는 겁니까."

수화기 너머 목소리에는 답답함과 분노가 함께 묻어났다.

몇 해 전 해안 침식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정부가 '국민안심해안'을 조성한다는 설명을 믿고 집과 상가를 떠났다. 인공 구조물을 줄이고 자연이 스스로 해안을 지키는 친환경 해변을 만들겠다는 약속이었다. 하지만 다시 찾은 6월 30일, 사근진·순긋해변은 기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어렵게 심은 나무들은 잎이 말라가고 있었고, 곳곳에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각종 시설물이 들어서 있었다.

국민안심해안의 시작… 기대와 현실의 간극

동해안의 푸른 바다를 마주한 이곳은 한때 해안 침식으로 집과 도로가 위협 받던 대표적인 침식 해안이었다. 너울성 파도와 이상파랑이 반복적으로 밀려오면서 위험등급 D등급 판정을 받았고 해마다 복구공사가 반복됐다. 잠제(수중방파제)를 설치했지만 해안침식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인공구조물이 또 다른 해안의 침식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결국 정부는 방향을 바꿨다. 2020년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은 방파제와 호안 등 기존의 그레이 인프라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자연의 기능을 활용하는 그린 인프라 방식으로 전환됐다. 바다를 인위적으로 막기보다 육지에 완충 공간을 확보해 해안선이 자연스럽게 변하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연안 관리 정책이었다.

사근진·순긋해변은 전북 고창과 함께 이 정책이 처음 적용된 대표적인 시범지역이다. 해양수산부는 이곳을 '국민안심해변'으로 지정해 인공구조물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해변공원으로 조성해 연안 재해를 줄이는 동시에 국민이 안전하게 찾을 수 있는 자연 친화형 해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해당 기사: 이제는 해안도 자연에 돌려줄 때, 이 해변의 변신 https://omn.kr/28oeq).

자연을 품겠다더니 콘크리트가 먼저 보이는 해변

해안을 자연에 돌려주겠다며 시작한 국민안심해안 사업의 현장은 애초 취지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었다. 시들어가는 나무와 메마른 꽃밭, 활착하지 못한 조경수는 사후 관리의 한계를 드러냈다. 횟집과 민박이 있던 자리에는 체육시설과 놀이시설 등 새로운 시설물이 들어서면서 자연 회복 공간보다는 공원화 된 공간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무엇보다 자연친화형 해변을 표방했지만 곳곳에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바다와 육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완충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인공 시설이 여전히 해변 경관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자연과 공존하는 해안을 만들겠다는 정책 목표와 실제 조성된 공간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느껴졌다.

모래사장을 바라보던 한 관광객은 한동안 말없이 주변을 둘러봤다. 그는 "백사장이 살아난 것은 정말 다행이지만, 시선을 돌리면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라며 "자연을 되살리겠다는 안심해안 사업이라면 자연이 주인공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인공시설이 더 많아 보인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이렇게 관리해서 과연 해변이 오래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라며 "언젠가 또다시 침식으로 해변이 망가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 '구조물이 아닌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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