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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긴 말인 줄 알았어요"... '5·18밈' 보던 학생이 고개숙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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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긴 말인 줄 알았어요"... '5·18밈' 보던 학생이 고개숙인 이유

(이전기사: "배재고 학생들은 왜 그랬을까...90년 전 독일의 '웃음'이 떠올랐다"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편에서는 배재고 더그아웃에서 터져 나온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는 구호가 실은 특정 지역과 5·18 민주화운동을 겨냥한 '암호'였음을 짚었다. 그러나 정작 그 말을 외친 아이들에게 물으면, 대다수는 그 구호가 왜 하필 광주의 학교를 향해야 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학교가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한 경위서에서도 학생 선수들은 스타벅스 구호와 5·18 민주화운동 사이의 연관성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오른 사과문 역시 이번 응원에 "역사적 의미와 지역사회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고 적었다.

'몰랐다'는 말은 흔히 사건을 덮는 자리에 놓인다. 그러나 이 말은 오히려 물음을 남긴다. 그들이 몰랐다는 그것은, 대체 무엇인가. 조롱을 멈추게 하려면 그들이 웃어 넘긴 것의 실체부터 똑바로 알려 주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편은 아이들이 조롱한 바로 '그날'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

역사 수업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다룰 때의 원칙은 분명하다. 감정을 앞세우기 전에, 확정된 사실을 차분히 짚는 것이다.

1979년 10월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된 뒤,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은 그해 12월 12일 군사반란을 일으켜 군의 실권을 장악했다. 이듬해 봄,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이 전국에서 터져 나오자 신군부는 5월 17일 밤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튿날 0시를 기해 발효된 계엄포고는 모든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대학에 휴교령을 내렸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광주에서 일어나자 신군부는 공수부대를 투입했다. 5월 18일부터 계엄군은 학생과 시민을 향해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고, 5월 21일 오후에는 전남도청 앞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집단 발포를 감행했다. 무장한 군대가, 자신이 지켜야 할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이웃을 지키기 위해 광주 시민들은 스스로 무장하고 '시민군'을 이루었다. 그들은 열흘 남짓 계엄군에 맞섰지만 5월 27일 새벽 도청이 진압되며 항쟁은 막을 내렸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민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쳤고, 아직도 생사와 행방을 알 수 없는 이들이 남아 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5·18 민주화운동은 '주장'이나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법적으로도 확정된 사실이라는 점이다. 1995년 국회는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고, 1997년 4월 대법원은 신군부의 행위를 내란과 내란목적살인 등으로 규정해 유죄를 확정했다. 같은 해 5월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국가는 여러 차례 공식 사과와 진상규명 조치를 통해 이 비극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 왔다.

곧 '5·18 민주화운동이 이러했다'고 말하는 것은 어느 한 진영의 견해가 아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오랜 진통 끝에 함께 확인한 공식 기록이며,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동일하게 서술하는 국가 교육과정의 내용이다. 아이들은 이 사실을 배우지 않은 것이 아니다. 다만 배운 것과 온라인에서 소비한 것을 연결하지 못했고, 그 말의 무게를 가늠하지 못했을 뿐이다.

조롱은 어떻게 '놀이'가 되었나? 왜곡의 계보

그렇다면 이토록 명백한 사실이 어떻게 아이들의 놀잇거리로 전락했을까. 역사교육의 현장에서 분명해지는 것이 하나 있다. 왜곡은 결코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누군가 씨를 뿌리고, 오랜 시간 물을 주어야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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