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익숙한데? 국중박에 걸린 수백 년 전 고기 잔치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되었다. 이른바 'K-컬처'가 그렇다. 우리 문화는 이제 세계 문화의 당당한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는 'K-푸드'가 있다. 맛과 영양을 고루 갖춘 한식은 이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발효의 지혜를 담아낸 우리 고유의 식문화는 이제 독창적인 문화 콘텐츠로 새롭게 주목 받는다.
해외에서 사랑받는 'K-푸드'의 뿌리는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지난 4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1일 막을 올린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은 삼천 년을 이어온 우리 식 문화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전시였다. 개막 기념 무료 관람(지난 5일까지) 덕분인지 전시장에는 우리 문화의 깊이를 느끼려는 관람객들로 발길이 길게 이어졌다.
한 상 차림의 시작
전시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청동기 시대의 탄화미(불탄 볍씨)였다. 숯처럼 검게 변한 작은 쌀알은 우리가 매일 먹는 밥 한 그릇이 삼천 년 전 선조들의 삶과 땀에서 비롯되었음을 말없이 증명하고 있었다.
이어 만난 백제 무령왕릉 출토 청동 그릇과 우리 고유의 쇠 수저는 한식 상차림의 독창성을 보여주었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사용하며 밥과 국, 반찬을 한 상에 차려 먹는 한국의 식 문화가 이미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았음을 알 수 있었다.
조선 시대로 들어서자 전시는 한층 정겨워졌다. 단원 김홍도의 보물 <새참> 진품 앞에서는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들판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 사람들과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 곁을 맴도는 개 모습에서 소박한 밥상 공동체의 온기가 전해졌다.
발효의 시간
양념치킨과 떡볶이처럼 달콤하고 매콤한 맛도 매력이지만, 한식의 진정한 힘은 오랜 세월 자연과 사람이 함께 빚어낸 발효 문화에 있다. 이를 보여주듯 발효를 다룬 전시에서는 3~5세기 삼국시대의 탄화 콩 덩어리를 만날 수 있었다. 오늘날 된장과 간장, 고추장의 바탕이 된 메주의 가장 오래된 모습이었다.
또 고려시대 청자 매병에 꿀을 담아 운반했다는 대나무 목간은 인공 조미료가 없던 시절에도 선조들은 자연이 준 귀한 단맛과 전통 양념으로 맛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섬세하게 고민 했는지를 보여주었다.
풍속화 속 불판이 전하는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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