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경비 50% 환급으로 다시 찾은 경남 하동·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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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시작되던 지난 5일 토요일, 다시 경남 하동으로 향했다. 얼마 전 다녀온 '반값여행'으로 여행 경비의 50%를 제로페이로 환급받았고, 환급금은 해당 여행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반값여행은 끝난 줄 알았지만,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 됐다. 그렇게 우리 부부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다시 화개장터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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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남원 방면 국도를 따라 달리는 내내 하늘은 금세라도 비를 쏟아낼 듯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동 화개장터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먹구름은 사라지고 청명한 하늘이 우리를 맞이했다. 눈앞에 펼쳐진 짙푸른 하늘과 초록빛 산세는 한국이라기보다 해외 어느 작은 휴양지를 연상시켰다. 오히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아무 대가 없이 누려도 되는 것인지 미안할 정도였다.
지난번보다 젊은 관광객과 가족 단위 여행객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인상적이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말투를 들어보니 경상도 사투리보다 표준어가 더 많이 들렸다. 나처럼 반값여행 환급 혜택으로 다시 찾은 사람들이 적지 않은 듯했다.
하동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제비였다. 사람을 크게 두려워 하지 않는 제비들은 처마 밑을 분주히 오가며 재잘거렸고, 곳곳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고 있었다. 내가 거주하는 전주에 덕진공원에서도 제비 떼를 쉽게 볼 수 있지만, 이곳 제비들은 사람들과 훨씬 가까운 일상을 함께하는 듯했다.
어린 시절 시골집 처마 밑에서 흔히 보던 풍경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예부터 제비는 복을 물어다주는 길조(吉鳥)로 여겨져 왔고, 흥부전에서는 은혜를 갚으며 복을 안겨 준 상징적인 새이기도 하다. 한때 자취를 감춘 줄만 알았던 제비가 다시 사람들 곁으로 돌아와 하늘을 누비는 모습을 보니, 하동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과 함께 이곳에도 다시 복이 깃들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점심은 하동의 명물인 재첩 봉골레 파스타를 선택했다. "하동까지 와서 무슨 양식이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나가던 길에 만난 시골의 작은 간이 시외버스터미널 건물 2층 한편에 자리한 큼지막한 '경양식' 간판은 이상하게도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했다. 마치 시간의 흐름을 비껴 선 듯한 그 식당 앞에는 대기 줄이 늘어서 있었고,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듯했다.
작지만 세련된 공간에 들어가 직접 맛본 재첩 봉골레(vongole) 파스타는 기대 이상이었다. 문득 드라마 <파스타>에서 "쉡! 봉골레 하나!"를 배우 이선균에게 외치던 활기찬 주방 풍경이 떠오를 만큼 음식이 주는 분위기와 맛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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