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전쟁', 자신 있던 문제에서 뒤통수... 반성의 계기됐다"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가 신내림 받은 지 갓 4개월이 지났을 무렵이었다고 한다. 실제 녹화에 참여했을 때도 그는 무당이 된 지 7개월 차였다. 그래서였을까.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에 출연한 용도령(아래 곽현준씨)은 문제 풀이 때마다 특유의 진중한 표정과 몸짓을 보였다.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방울과 몸을 함께 흔들며 경연에 임하는 모습이 화면에 자주 포착됐다.
방송에서 소개된 대로 곽현준씨는 배우 출신 무당이다. 2010년 SBS 드라마 <나쁜남자>, 2014년 영화 <세상의 끝>, 2016년 KBS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 등에 출연한 그는 2025년 1월 신내림을 받은 후 무당의 길을 걷고 있다. 제작진의 출연 요청을 받은 건 같은 해 4월 무렵이었다. 5월 20일,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신당에서 만난 그는 "희한하게도 그 무렵 여러 방송사에서 예능 프로 섭외가 있었다"며 "그때까진 무당을 한다고 공개했던 적이 없는데 소속사 쪽으로 연락이 오곤 했다"고 운을 뗐다.
본래는 출연할 마음이 없었다고 했다. 다른 프로들을 거절한 뒤 <운명전쟁49> 측 연락이 왔을 무렵엔 "마음으론 출연을 원하지 않았는데 기도할 때마다 제 입으론 '예능을 하겠구나'라는 말을 하고 있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그는 녹화에 참여했다.
7개월 차 무당의 도전... "부끄럽지 않을 것이란 확신 있었다"
방송에서 그는 두어 차례 발언 기회를 얻었다. 무대에 오른 사람의 수술 부위를 짚어내는 대목에선 지기(대상자의 병세나 감정을 몸으로 느끼는 듯한 현상)를 타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5명 중 진짜 무당을 고르는 문제에선 절반의 정답을 말했다. 결과는 1라운드 탈락. 이런 결과에 그는 오히려 "애초부터 상위권에 올라가겠다는 욕심이 없었기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마치 배우 오디션을 보듯 테스트를 봤다. 제가 영검하다는 걸 나름 증명했던 것 같다. 솔직히는 출연을 피하고 싶었다. 제작진에게도 상위권에 제가 못 갈 것이라 말씀드렸는데 신령님께서 그럼에도 부끄러운 일은 없을 것이란 느낌을 주신 게 있었다. 그렇게 들어갔으니 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지. 방송을 보니 간절해 보이긴 하더라(웃음). 인간의 마음을 내려놓고 신이 주시는 걸 그대로 전해야 하는 게 무당의 큰 숙제거든."
하지만 막상 녹화장에서는 꽤 힘들었다고 곽씨는 고백했다. "마음먹고 나갔지만, 제가 인간 곽현준인지, 배우인지, 용도령인지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 같아 혼란스러웠다"며 그는 "스스로 무당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야만 하는 순간이라 마음이 좀 슬프기도 했다"고 전했다.
"측은함이랄까. 제가 무당이 되기까지 굴복하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49명 중 하나로 그 자리에 선 게 영광이기도 하고,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이 복잡미묘했다. 저는 녹화를 꽤 즐길 줄 알았다. 작가분들도 제가 처져 있는 걸 보고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좀 여유가 있었다면 다른 분들과도 더 소통하고, 인사하고 그랬을 텐데 제 마음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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