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초원을 조성하니 낙후된 마을 경제도 '청신호'
초원 복원은 새로운 시작이었다. 지난 15일 찾은 중국 베이징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네이멍구 자치구 우란차부시 싱허현. 그곳은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맨살을 드러냈던 황무지에 푸른 빛깔을 입힌 드넓은 초원을 밑거름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초원 경제'가 자라고 있었다. 숲을 조성하고 숙박시설을 지으면서 관광지로 탈바꿈한 덕분이다.
현대자동차 중국법인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18년간 진행한 사막화 방지와 초원 복원 사업은 이미 성공사례로 꼽히며 호평을 받아 왔다.
중국 사회과학원이 2015~2017년 프로젝트를 평가한 결과 공익 사업 가운데 3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 중앙방송국(CCTV) 등 주요 매체들도 앞다퉈 보도했다.
지난 1·2기와 달리 2021년부터 시작한 3기 프로젝트는 지역 경제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관광객을 끌어들여 마을을 살리기 위해서다.
땅이 척박한 곳은 농업·목축업이 어려워져 수익이 떨어지기 마련이고, 마을이 공동화되기 쉽다. 싱허현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현대차가 2021년부터 고급 숙박시설을 짓고 주변을 가꾸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15개 동, 28개 객실로 구성된 숙박시설은 2023년 9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카페와 식당, UFO(미확인물체) 모양의 연수원 등도 들어섰다.
시설은 현대차가 중국 향촌발전기금회를 통해 자금을 대고, 주민들이 만든 협동조합이 운영한다. 운영비용 등을 제외하면 매출의 20% 이상이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이와 별도로 시설에서 일하는 주민들의 수입도 크게 늘었다. 숙박시설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장모 씨는 "작년 여름 성수기인 8월 투숙률은 98%에 달했다"며 "녹색빌리지 등에서 일하는 주민들의 연간 노동 수입은 5만 위안 이상으로, 이전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성수기에는 최대 80명이 함께 일한다.
현지에서 '바다'로 불리는 라오리하이 호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지만, 초원에 더해 숲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이다. 녹색빌리지 주변 자연환경을 더 풍부하게 하기 위한 '공익 숲'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주민들이 나무를 심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추면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이곳을 찾아 소셜미디어(SNS)에 소개했고, 예능 프로그램이나 숏폼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활용됐다.
'녹색빌리지 효과'로 싱허현을 찾는 관광객도 크게 늘었다. 2023년만 해도 연간 30만 명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는 80만 명을 넘어섰다.
관광객이 늘자 중국 지방정부도 도로·탐방로·공공 화장실·이동 셔틀 등 인프라 지원에 나섰다.
이곳이 주목을 받으면서 기업형 호텔도 새로 문을 열었고, 마을 주변에는 승마 등 관광객을 위한 시설도 생기고 있다. 일부 주민은 별도의 숙박시설을 운영하기도 한다.
녹색빌리지가 들어서기 전 약 200명 수준이던 상주 인구는 이제 약 1천명으로 늘었다.
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LEED) 골드 등급을 획득한 녹색빌리지는 에너지원도 태양열 전기로 전환할 계획이다. '친환경 10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이혁준 현대차 중국법인 총재는 "이곳을 초원으로 개발하면서 한국으로 날아가는 황사도 줄어들게 됐다"며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