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강 증명한 일본 축구, '뒷심 부족' 징크스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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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우승'을 꿈꾸던 일본 축구의 야망이 또다시 토너먼트 처음 경기만에 무너졌다. '우승 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추가시간 5분 통한의 결승 골을 허용하며 고비를 넘지 못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30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1-2로 역전패하며 월드컵 여정을 마감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F조에서 1승 2무(승점 5)를 기록하며 조 2위로 32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 토너먼트 첫 상대가 하필 '천적' 브라질이었다.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래도 브라질은 역시 브라질이었다. 일본은 전반 29분 사노 가이슈의 깜짝 선제골로 앞서갔다. 반격에 나선 브라질은 후반 11분 카세미루가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동점 골을 넣었다.
그럼에도 일본은 브라질의 공세를 버텨내며 연장전을 바라보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 5분 브루노 기마랑이스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에게 절묘한 침투패스를 이어줬다. 마르티넬리는 먼 쪽 골대 방향을 보고 침착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해진 일본은 뒤늦게 공세에 나섰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일본 관중석은 침묵에 빠졌고, 선수들은 허탈한 듯 그라운드에 쓰러져 눈물을 흘렸다.
'탈아시아' 한 일본
일본 축구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대회 이후 8회 연속으로 꾸준히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고 있다. 최고 성적은 16강으로 아시아 최다인 4번이나 진출했다. 48개국 체제로 처음 확대된 이번 북중미 대회를 포함하면 역대 5번째이자 3회 연속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피파 순위 18위도 아시아 국가 중 1위다.
일본은 최근 몇 년 동안 일시적인 호성적을 넘어서 '탈아시아급' 레벨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죽음의 조'에서 월드컵 우승국인 독일과 스페인을 연달아 격파했다.이번 월드컵 전에 치러진 A매치에서는 브라질과 잉글랜드를 꺾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며 당당히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일본 축구가 이처럼 강해진 비결로는 역시 장기적인 기획과 일관성 있는 투자가 첫손에 꼽힌다. 일본축구협회(JFA)는 1993년 J리그 출범 당시부터 '100년 내 세계를 제패할 전력을 만들겠다'며 100년 구상을 내놨다. 2005년에는 '2050년에 일본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고 우승하겠다'는 ''지팬스 웹이'(Japan's way, 일본의 길)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단순한 이상향을 제시한 것을 넘어서, 단계별로 세부 계획도 치밀하게 준비했다. 당장의 성적만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내다보고 일본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축구 스타일, 근본적 해결책을 정립해서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미 1990년대부터 일본은 현대 축구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패스와 점유율 중심으로 기술 축구를 각급 대표팀에 정착시켰다. 유럽에서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가장 발달한 독일과 스페인의 사례를 모델로 하여 유스 리그를 거쳐서 프로 리그까지 이어지는 탄탄한 시스템을 확립했다. 또한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재능 있는 유망주들은 일찍 유럽 무대로 진출시켜 경험을 쌓게 했다. 현재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유럽파를 보유하고 있으며, 5대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국가대표팀도 유럽파만으로 더블 스쿼드가 가능할 정도로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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